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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팡’하고 싶지만…자영업자·이동약자 등 “대체제 없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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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팡’하고 싶지만…자영업자·이동약자 등 “대체제 없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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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시내 쿠팡 배송차량 모습. 연합뉴스

7일 서울 시내 쿠팡 배송차량 모습. 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임아무개(35)씨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불안과 분노를 느끼면서도, 쿠팡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전했다. 주로 경기 남양주에 사는 94살 할머니 댁에 필요한 물품을 쿠팡에서 대신 주문하는 임씨는 “할머니가 찾는 물건이 영양제, 화장품, 달력 등 각양각색인데, 종잡을 수 없는 품목이 쿠팡에만 거의 다 있다”며 “쿠팡 탈퇴를 고민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한 장보기를 대체할 방법을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에 항의하며 유료 멤버십을 해지하거나 회원 탈퇴를 하는 ‘탈팡’(쿠팡 이탈) 움직임이 일지만, 쿠팡 생태계를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탈팡 약자’가 적지 않다. 각자의 사정을 8일 한겨레에 전한 이들은 생업과 돌봄 부담 속에, 불만스러운 기업 행태를 보면서도 대체 서비스를 찾기 어려운 현실을 갑갑해했다.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급하게 필요한 ‘다품종 소량 물품’ 탓에 쿠팡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요리 주점을 운영하는 임아무개(53)씨는 주재료가 되는 신선식품은 시장에서 구매하지만, 그 밖의 물품은 쿠팡을 이용한다고 했다. 그는 “요즘 손님들 취향이 다양해 탄산수, 무알코올 맥주 등 다양한 음료수 구색을 갖춰 둬야 한다”며 “같은 탄산수도 맛이 다양한데, 모두 박스 단위로 사다 놓으면 재고 처리가 곤란해 쿠팡에서 소량씩 그때그때 들여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새벽 배송과 멤버십 등 쿠팡이 구축한 생태계도 벗어나기 쉽지 않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정아무개(33)씨는 “평일은 밤늦게까지 영업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문을 열기 때문에 장 보러 갈 시간이 부족해 새벽 배송을 놓기가 어렵다”며 “병원 특성상 음식을 주문하는 일이 많은데, 쿠팡 멤버십에 음식 배달 서비스(쿠팡이츠)가 묶여있는 것도 쿠팡을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라고 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용자들이 불만이 있어도 탈퇴하지 못하는 건 그만큼 ‘록인 효과’가 강하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과감하게 대체재를 선택할 수 있어야 기업이 소비자를 두려워하고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투자를 하게 될 텐데, 그러려면 특정 기업이 과도하게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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