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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에 서울 외고·자사고 경쟁률은 제자리…“300명 넘는 일반고로 쏠릴 것”

중앙일보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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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에 서울 외고·자사고 경쟁률은 제자리…“300명 넘는 일반고로 쏠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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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천년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6 정시 합격 가능선 예측 및 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입시 자료를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천년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6 정시 합격 가능선 예측 및 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입시 자료를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고교학점제 시행 2년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2026학년도 서울 시내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학 경쟁률이 전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계에서는 고교학점제와 함께 도입된 내신 5등급제의 영향으로 외고·자사고 대신 학생 수가 많은 일반고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서울시교육청은 2026학년도 후기 고등학교(일반고) 신입생 지원자가 총 5만6055명(남자 2만9208명·여자 2만684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2571명(4.8%) 증가한 것으로, 출산 열풍이 일었던 2010년생(백호띠) 학생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자 중 외국어고(외고)·국제고·자사고 중복 지원자는 9843명으로 전년보다 666명(6.3%) 줄었다.

외고·국제고·자사고 중복 지원자가 준 것은 흑석고(일반고)가 새로 문을 열고, 자사고였던 대광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며 전년 대비 2곳 늘어났기 때문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5일 모집한 외고·국제고·자사고 경쟁률을 공개했다. 외고 6곳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1.75대 1로 전년(1.61대 1)보다 소폭 올랐다. 하나고를 제외한 자사고의 경쟁률은 1.17대 1로 전년(1.24대 1) 대비 하락했다. 하나고(2.96대 1)는 전년(2.79대 1)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된 지 1년 이상 지났음에도 외고·자사고 경쟁률에 큰 변화가 없다”며 “내신 5등급제에 따라 상대적으로 내신 경쟁이 수월한 일반고에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학교알리미 공시 기준 2024학년도 서울 시내 일반고 중에서 학생 수가 100명대인 학교가 4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200명대(40.4%)·300명대(12.2%) 등 순이었다. 100명 미만 학교는 전체 213개교 중 8개교(3.8%)였고, 반대로 400명대 이상은 4개교(1.9%)로 나타났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교육계에선 한 학년이 300명 이상이어야 내신 등급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이 나오는데, 실제로 300명 이상인 학교는 서울 일반고 중 14.1%에 그친다는 얘기다. 내신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1등급 범위가 상위 4%에서 10%로 넓어졌지만, 반대로 1등급 밖으로 한 번이라도 밀리면 서울권 대학 진학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수시 전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활기록부 면에서도 학생·교사가 많아 다양한 전공 맞춤형 수업, 심화 수업을 개설하기 용이한 대규모 학교가 유리하다는 평이 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과천시로부터 중·고교 교육 환경 개선 주제로 정책 연구 용역을 맡은 박대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학년 당 최소 8학급 이상은 있어야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며 “특히 도시에서는 학교통폐합을 미리 했어야 했는데 무리하게 시행됐다”고 지적했다. 박대권 교수는 “(당국은)다양한 수업을 열 수 없는 작은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해 들으라는데 어느 학부모가 선뜻 동의하겠느냐”며 “고교학점제 도입 전에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충분히 고려했어야 할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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