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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백화점 폭파·살인 예고 글 게시자 상대 손해배상 소송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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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백화점 폭파·살인 예고 글 게시자 상대 손해배상 소송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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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특공대 등 투입으로 경찰력 낭비"

2025년 6월 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건물 안으로 한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박시몬 기자

2025년 6월 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건물 안으로 한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박시몬 기자


경찰이 백화점 폭파나 살인 예고 글 게시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연이은 공중 협박과 거짓 신고로 경찰력 낭비가 커지자 형사처벌에 더해 민사 책임까지 묻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올해 8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폭파하겠다는 글을 쓴 20대 남성과 지난해 9월 야탑역 살인 예고 글을 게시한 20대 남성에게 각각 1,256만 원과 5,505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야탑역 살인예고 글 게시자의 손해배상 청구 가액이 큰 것은 피의자 검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려 인력 낭비가 컸기 때문이다.

두 사건 모두 기동대와 특공대·사이버수사대 등 다수 경찰력이 투입됐다. 경찰청은 "인력이 낭비되는 사이 치안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시민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됐다"며 "공중 협박과 거짓 신고가 심각한 범죄이자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행위라는 경종을 울리기 위해 형사처벌과 별도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023년 신림역에서 여성을 살해하겠다는 위협 글을 올린 30대 남성에게 처음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당시 경력 총 703명이 투입돼 세금 낭비가 컸다는 이유를 들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9월 해당 남성에게 4,300여만 원을 정부에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올해 3월부터는 공중 협박죄가 시행되며 경찰의 대응 수위도 높아졌다. 안동역 폭파 예고 등 공중 협박으로 경찰 인력이 대거 동원된 사건에는 각 시도경찰청이 심사를 거쳐 손해배상 소송 제기를 검토하기로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함부로 국가 행정 인력을 대규모로 낭비시키는 허위 게시글을 올려선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주게 될 것 같다"며 "이런 범죄를 대하는 사회적 인식도 보다 엄하게 변하게 될 것"이라 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