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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처럼 떠났어야 했나...'3경기 연속 벤치행' 살라흐, 불만 폭주 인터뷰에 영국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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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처럼 떠났어야 했나...'3경기 연속 벤치행' 살라흐, 불만 폭주 인터뷰에 영국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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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인터뷰 중 하나"
디애슬레틱 "총 1,116단어 단순한 불만 넘어"
살라흐, 7일 리즈전 결장 후 기자들과 인터뷰
"클럽이 나를 버스 아래로 던져버린 것 같다...
감독과의 관계는 끊어져 버렸다"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가 지난달 26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PSV에인트호번과의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라운드에서 1-4로 패한 뒤에도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리버풀=AP 연합뉴스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가 지난달 26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PSV에인트호번과의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라운드에서 1-4로 패한 뒤에도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리버풀=AP 연합뉴스


"클럽이 나를 버스 밑으로 던져버린 것 같다"

"아르네 슬롯 감독과의 관계는 깨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골잡이' 무함마드 살라흐(33·이집트)가 '3경기 연속 선발 명단 제외'로 불만이 폭죽한 언론 인터뷰가 영국 현지를 들썩이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8일(한국시간) 살라흐가 전날 리버풀과 리즈 유나이티드전(3-3 무)이 끝난 뒤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를 "EPL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인터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도 "살라흐가 말한 총 1,116단어는 단순한 불만 토로를 넘어 아르네 슬롯 감독과의 관계 단절, 구단에 대한 불신, 1월 이적설이 모두 드러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벤치에서 얼굴을 옷으로 감싼 채 앉아있는 무함마드 살라흐. 중계화면 캡처

벤치에서 얼굴을 옷으로 감싼 채 앉아있는 무함마드 살라흐. 중계화면 캡처


살라흐는 지난 7일 리즈전에 벤치 명단에 올랐으나 끝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웨스트햄전(2-0 승)과 4일 선덜랜드전(1-1 무)에 이어 이날까지 3경기 연속 벤치에서 출발했다. 이중 선덜랜드전만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45분을 뛰었다. 지난 2017년부터 리버풀의 얼굴로 활약한 살라흐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임에 틀림없다.

살라흐는 리버풀의 리그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4차례나 EPL 득점왕에 올랐고, 현재 EPL 통산 190골로 현역 중 EPL 최다 득점자이자 리버풀 역사상 리그 최다 득점자 등 월드클래스로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살라흐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 지난 여름 EPL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3,000만 파운드(약 2,500억 원)를 찍어 알렉산더 이사크를 영입했고, 플로리안 비르츠도 1억1,600만 파운드(약 2,300억 원), 위고 에키티케도 6,900만 파운드(약 1,300억 원) 등 어마어마한 이적료를 써서 들여왔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EPL 구단 중 가장 많은 이적료(약 5,000억 원 이상)를 지출했다. 고액을 들여 영입한 공격수들을 활용하는 건 구단으로서 당연한 것. 더군다나 살라흐는 올 시즌 공식전 19경기 5골 3도움에 그치고 있고,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은 리그 9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 AFP 연합뉴스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 AFP 연합뉴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살라흐는 지난 4월 리버풀과 2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지난 10년 간 토트넘에서 활약한 동갑내기 손흥민(LAFC)처럼 리버풀과 작별할 거란 예상이 빗나갔다. 지난 시즌 29골 18도움을 폭발한 살라흐는 리버풀의 리그 우승뿐만 아니라 득점왕에도 오르며 30대 나이에도 저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2018년과 2022년도에 이어 이번에도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1974년부터 수여된 이 상은 51년 역사상 최초로 3차례 수상한 건 살라흐가 처음이다.


그러나 살라흐는 팀이 자신을 그만큼 대우하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믿을 수가 없다. (리즈전) 90분 동안 벤치에 앉아 있다니, 세 번째 벤치라니..."라며 "아마 내 커리어에서 처음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실망스럽다. 지난 몇 년 동안 특히 지난 시즌엔 이 클럽을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해냈는데 말이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더 충격적인 발언도 쏟아냈다. 슬롯 감독과의 불화, 구단의 약속 불이행, 이적설 등을 나열했다. "(벤치행으로 인해) 클럽이 나를 버스 아래로 던져버린 것 같다. 누군가가 내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게 분명해 보인다", "(클럽으로부터) 여름에 많은 약속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3경기 동안 벤치에 앉아서 그들이 약속이 지킬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슬롯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갑자기 관계가 완전히 깨졌다", "안필드(13일 브라이턴전)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아프리카네이션스컵(AFCON)으로 떠날 것",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에 대해) 대답하고 싶지 않다. 클럽이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것" 등이다.

살라흐는 AFCON에 나서기 위해 영국에서 15일부터 이집트 팀에 합류한다. 이집트가 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최소 6경기 결장이 예상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