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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 자초한 특검…“통일교, 민주당에도 현금” 공소시효 만료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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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 자초한 특검…“통일교, 민주당에도 현금” 공소시효 만료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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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30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30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더불어민주당 쪽에도 금품 등 지원을 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야 공방은 물론 김건희 여사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편파 수사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을 정리했다.





특검,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현금” 진술 확보하고도





윤 전 본부장이 특검팀 등에 통일교의 지원이 있었다고 진술한 민주당 정치인은 15명에 이르는데, 출판기념회 도서 구매나 공식적인 정치후원금부터 금품 전달까지 다양한 방식이었다고 한다. 정치자금법 31조에서는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기 때문에 통일교 돈으로 정치자금을 준 쪽은 처벌 대상이 된다. 하지만 정치인이 이를 순수한 정치자금으로 인지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신고했다면 처벌받지 않는다.



실제로 특검팀은 2022년 국민의힘 시도당 및 당협위원장 20명에게 통일교 자금 1억4400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로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도, 정치후원금을 받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기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금으로 돈을 주고 받았다면 사건의 성격이 달라진다. 계좌를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앙선관위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불법 정치자금이 되기 때문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통일교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특검팀에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2명에게 2018~2020년 사이 수천만원의 현금 등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했다. 아울러 두 의원이 통일교 성지인 경기도 가평 천정궁에 방문해 한학자 총재를 만났다고 밝혔다고 한다. 앞서 기소된 권 의원 역시 천정궁을 두차례 방문해 한 총재를 만났다는 게 특검팀의 수사 결과다. 2명의 전·현직 이외에도 정치자금법 위반이 의심되는 민주당 정치인은 한두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팀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비교적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고도 민주당 쪽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편파 수사 논란이 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편파 수사 논란 커지는데 대답 없는 특검





‘김건희 특검법’에는 “김건희가 고가의 명품 가방,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 또는 향응을 수수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의혹 사건”이 수사대상으로 포함돼 있다. “(수사 대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수사가 가능하다. 단,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건이라도 애초 수사 대상과 무관한 사건을 수사할 경우 별건수사 논란이 일 수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 쪽으로부터 명품 가방과 목걸이 등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던 중 권 의원의 금품수수와 통일교의 조직적인 국민의힘 후원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이어갔다. 윤 전 본부장은 재판 과정에서 ‘별건수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특검팀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는 특검팀이 통일교의 민주당 쪽 자금 지원 건은 다른 기준을 적용했는지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공소시효 문제도 있다. 통일교가 민주당 인사를 주로 지원을 한 것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이후로 알려져 있다. 실제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더 가까웠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문제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이라는 점이다. 특검팀의 활동이 종료되는 12월 말 이후에는 2017~2018년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를 할 수 없다. 특검팀이 활동 종료 뒤 사건을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기고, 국수본에서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시간 싸움’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2019년 사건까지 공소시효로 수사할 시간이 매일매일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특검팀이 책임지고 수사를 진행하거나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빠르게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특검에서는 관련성을 넓게 보기 때문에 직접 수사를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특검 차원에서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공소시효 등을 고려해 빠르게 다른 수사기관으로 사건을 이첩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만약 특검 수사팀이 수사 의지를 보였지만 상부에서 이를 막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김건희 특검법에선 “특별검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며, 독립하여 그 직무를 수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조항을 어겼다고 해도 처벌 규정은 없지만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는 건 가능하다. 실제 국민의힘은 특검팀 관계자 고발을 검토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특검팀은 민주당 쪽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한 편파 수사 논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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