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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상호이익될까, 동상이몽될까… '대미투자 1호' 수싸움 시작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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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상호이익될까, 동상이몽될까… '대미투자 1호' 수싸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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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2000억달러 현금투자' 이행 사전준비 작업
美 거론한 원전·AI·로봇 분야, 우리와도 이해관계 맞아
韓은 공급망서 더 적극적 역할 선호… 트럼프 공략 관건

내년부터 시작되는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를 두고 양국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듯하면서도 서로의 속내가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최종 결정까지 과정이 주목된다.

한미 통상수장 발언/그래픽=김현정

한미 통상수장 발언/그래픽=김현정


7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를 위한 사전작업을 하고 있다. 투자분야, 사업성, 투자규모 등을 비롯한 전략적이자 국가적 접근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여러 검토과정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 양국은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의 관세인하 등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약속이다. 현금투자 규모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에서 총 2000억달러다.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전례가 없는 투자방식과 막대한 규모여서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도 관심을 보인다. 어떤 사업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시작하느냐가 문제인데 포문은 미국이 열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 7500억달러의 현금을 제안했고, 예를 들어 원전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은 전력생산을 위한 원자력 병기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미국 매체는 트럼프행정부가 AI(인공지능)에 이어 로봇산업으로 눈을 돌렸다고 보도했다. "로봇공학과 첨단 제조업은 중요한 생산을 미국으로 되돌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전념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공식 답변이다.


미국은 자국 산업기반이 붕괴한 곳을 지원하거나 일자리 창출, 내수경제 회복을 위한 방편으로 외국인 투자를 적극 권장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관세, 행정명령 등의 조치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대미투자와 관련, 원전과 로봇분야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다행히 원전 등 에너지분야를 비롯해 AI 등 첨단산업 투자는 우리 정부와 기업도 관심을 두는 분야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6일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 "한미 양국의 공통 이해관계가 형성된 분야가 있다"며 "원전의 경우 미국은 많이 짓고 싶어 하지만 미국에는 원전을 만들거나 설비를 제작할 회사가 없어 우리나라 기업이 들어갈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AI분야의 경우 우리는 미국의 기술이 필요하고, 미국은 우리의 제조역량이 필요하다"며 "접점을 찾으면 우리 기업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물론 '동상이몽'이 시작될 수도 있다. 대미투자 관련 최종 결정권자는 미국 대통령이다. 양국이 맺은 투자 MOU에 따르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가 미국 대통령에게 관련 투자목록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결정한다. 투자위원회는 그 전에 한국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인 협의위원회와 투자목록 관련 협의를 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의 입장이 대다수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희토류를 포함해 우리 정부는 산업공급망 강화를 위한 대미투자를 선호할 수 있으나 미국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핵심 광물분야에서 한미 모두 공급망 이슈가 크게 부각되는 중인데 한국에는 정제 및 정련을 할 기업들이 있다"고 말한 김 장관의 의도가 대미투자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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