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대만 발언’ 갈등 한 달
日, 국제여론 의식… 레이더 조준 첫 공개
中 눈치 보는 美, 日 지지 공식화 어려워
갈등 첨예화… 센카쿠 분쟁과 ‘닮은 꼴’
요미우리 “中, 희토류 수출 허가 지연”
日, 中에 물량 58% 의존… 통제 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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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전투기가 6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 공해 상공에서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수차례 레이더를 쏜 일은 최근 중·일 갈등이 인적 교류, 문화, 무역 분야를 넘어 군사 쪽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역시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사실을 신속하게 공개하며 국제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7일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을 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접점을 찾기는커녕 양국 갈등은 점점 장기화하며 격화하고 있다.
중국군 항공기가 자위대에 대해 레이더를 조준한 사실을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첫 레이더 조준(6일 오후 4시32∼35분)이 발생한 지 10시간도 안 된 시점인 오전 2시쯤 심야 기자회견을 열어 그 사실을 알릴 정도로 일본 측이 서두른 것은 국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보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직접 나설 정도로 중국이 여론전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일본으로서는 중국의 문제 행동을 신속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중국군 항공기가 자위대에 대해 레이더를 조준한 사실을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첫 레이더 조준(6일 오후 4시32∼35분)이 발생한 지 10시간도 안 된 시점인 오전 2시쯤 심야 기자회견을 열어 그 사실을 알릴 정도로 일본 측이 서두른 것은 국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보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직접 나설 정도로 중국이 여론전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일본으로서는 중국의 문제 행동을 신속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일본의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중국과 갈등을 빚던 2013년 1월 동중국해 부근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함정을 향해 사격용 레이더를 조준한 경우가 두 차례 있으나, 당시 아베 신조 내각은 약 2주간 면밀한 검토 후 이를 발표했다. 2018년 불거진 한·일 초계기 갈등 때에도 일본 정부의 문제 제기는 하루 뒤 이뤄졌다.
이번 레이더 조준으로 불거진 양국 군 당국 간 마찰은 중·일 갈등 첨예화, 장기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센카쿠 갈등 당시에도 중국 군함의 레이더 조준으로 대립이 보다 심해졌고, 당시 아베 총리는 2014년 11월까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양국 간 소통이 꽉 막혀 있었다.
현재 수세에 몰린 쪽은 일본이다. 중국은 일본 여행·유학 자제 권고, 문화 통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등을 통해 ‘한일령’(限日令)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일본 지지’ 입장을 공식화하지 않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바라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일본 기업에 대한 중국 측의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가 평소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7일 요미우리신문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이 본격적인 무역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중국 측의 압력이나 고의적 괴롭힘인지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했으나,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희토류를 활용해 일본을 동요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희토류는 전기자동차 모터, 반도체, 풍력발전 터빈 등에 쓰여 ‘첨단산업의 소금’으로 불린다. 일본의 중국 희토류 의존도는 2009년 85%에서 2020년 58%로 낮아졌지만, 중국산 의존도가 여전히 큰 실정이다.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면 일본 제조업은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된다. 중국은 2010년 일본이 센카쿠열도 주변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인 선장을 체포하자 즉각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며 일본을 압박한 전례가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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