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의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설상가상 아르네 슬롯 감독의 경질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 후임자로 리버풀의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의 이름이 거론됐다.
리버풀은 지난 7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즈에 위치한 앨런드 로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5라운드에서 리즈 유나이티드와 맞붙어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리버풀은 8위로 떨어졌고, 다시 한번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전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번 시즌 첫 5경기를 모두 승리로 가져간 슬롯 감독의 리버풀은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듯싶었지만, 이후 리그 4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10라운드에서 애스턴 빌라를 2-0, 이어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라운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1-0으로 잡아내며 분위기를 반등하는 듯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리그에서 2경기 연속 0-3 대패, 설상가상 안방에서 열린 챔스 리그 페이즈 5라운드에서는 PSV 아인트호벤에 1-4 패배를 허용했다.
이러한 부진 속에서 모하메드 살라에게 비판의 화살이 향했다. 지난 시즌 52경기에 출전해 34골 23도움을 올리며 엄청난 활약을 펼친데 비해 올해는 19경기에서 5골 3도움만을 기록 중이다. 활동량과 기동성도 크게 떨어져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평가다.
결국 슬롯 감독은 살라를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분위기는 더욱 곤두박질친 모습이다. 살라가 빠진 첫 경기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0으로 승리했지만, 이어진 2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둔 것. 살라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그는 리즈전 이후 인터뷰에서 "리버풀이 나를 버스 아래로 던진 것 같다. 세 번째 연속 벤치에 앉은 것은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이며 정말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부진한 성적과 더불어 팀 분위기까지 어지러운 상황, 슬롯의 경질설과 함께 후임으로 리버풀의 레전드가 거론됐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7일 "슬롯의 감독 지위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 속, 구단은 감독 교체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제라드를 복귀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명실상부 리버풀의 레전드인 제라드는 은퇴 후 리버풀 유소년팀 감독을 거쳐 레인저스에서 본격적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2020-21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해 지도력을 인정받은 제라드는 빌라의 감독으로서 프리미어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휘한 40경기에서 13승 8무 19패를 거두며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고 이후 알 이티파크 FC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다.
한편, 제라드는 지난 1월 알 이티파크와 계약을 해지한 후 레인저스 복귀설이 대두됐지만 직접 복귀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으로서 역량에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으나, 침체된 팀 분위기 속에서 제라드의 복귀는 팀을 다시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향후 슬롯 감독의 거취와 함께 제라드의 부임 여부가 주목된다.
글='IF 기자단' 6기 송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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