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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트로트 가수의 섬뜩한 두 얼굴?"···친딸 폭행에 살해 혐의까지, 무슨 일?

서울경제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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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트로트 가수의 섬뜩한 두 얼굴?"···친딸 폭행에 살해 혐의까지,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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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역에서 ‘천사 가수’로 통하던 40대 여성이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을 파고들었다. 서울의 유명 대학 의대를 졸업하고 각종 미인대회에서 우승했다는 화려한 이력의 김세라(가명·46)씨는 봉사활동·선행으로 이름을 알렸고, 트로트 가수이자 각종 홍보대사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사건은 지난 9월 수면 위로 드러난다. 9월 22일 오후 4시 54분, 김씨는 경남 남해의 한 병원 응급실로 딸을 실어와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이미 사망 상태였다. 딸은 파일럿을 꿈꾸던 대학 1학년 이서연(가명)씨였다. 김씨는 직전까지 대화를 나눴다며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의료진은 곳곳에 퍼진 선명한 멍과 심각한 화상 흔적, 영양실조·탈수 소견을 확인했다. 20대 성인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전신 손상에 의한 합병증’이었다. 장기간 외부 충격으로 근육이 파열되고 피하 출혈이 누적되며 쇼크사에 이른 것으로 결론 났다. 전날 김씨는 소방훈련 음향 장비 설치를 위해 남해 문화원을 찾았고, 딸도 함께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치명상을 입은 딸은 차량 뒷좌석에 약 25시간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자, 경찰은 김씨를 유기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강하게 부인했다. 딸을 저 지경으로 만든 건 동거남 안모씨라며 평소 폭행과 성추행까지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박 증언이 잇따랐다. 김씨를 30년간 알고 지낸 지인은 제작진에 “김씨는 숨만 쉬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안씨는 착한 사람이며 만약 집을 나가지 않았다면 안씨가 김씨에게 맞아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씨는 김씨의 집착과 폭력을 견디다 못해 지난 3월 맨발로 집을 뛰쳐나간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은 10월 김씨를 친딸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2월 28일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했고, 3월 동거남이 가출하자 김씨는 “너 때문에 안씨가 나갔다”고 딸에게 원망을 쏟았다. 매니저 업무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욕설·폭언이 이어졌다는 진술도 담겼다. 이씨 사망 이틀 전에는 각목으로 폭행한 정황이 드러났고, 전문가들은 김씨에게 자기애성 인격장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검찰은 딸의 위독함을 알면서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을 들어, ‘부작위에 의한 살인’ 적용까지 검토 중이다.


조수연 기자 newsu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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