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현 기자(=광주)(kbh9100@naver.com)]
"140만 광주 시민의 바다 속에, 벼랑 끝에서 스스로를 던지는 기분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멈춰 서 있는 광주 교육을 다시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광역시 교육감에 도전이 예상되는 김용태 전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 시민학교장이 6일 자신의 삶과 교육 철학을 담은 책 '사람 사는 교육'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의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광주의 아이들을 내 가족처럼 돌볼 기회를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용태 전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 시민학교장이 6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오룡관에서 열린 '사람사는 교육' 출판기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12.06ⓒ프레시안(김보현) |
이날 광주과학기술원(GIST) 오룡관 2층 다산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교육감 출정식'을 방불케 할 만큼 정관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행사에는 이개호·정준호·민형배 국회의원과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등 현역 정치인들은 물론 역시 광주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는 정성홍·오경미 등 경쟁 후보군, 장휘국 전 광주교육감, 조영대 신부 등 각계 지역 명사들을 비롯해 시민 3000여 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대학 동기를 넘어 동지"라며 응원했고, 이개호 의원은 금호고 선배임을 자처하며 "김용태는 '신념'과 '신뢰' 두 가지로 기억 해달라. 그의 뚝심이 광주 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장휘국 전 교육감은 "김용태는 생김새뿐 아니라 인생사도 노무현 대통령과 많이 닮았다"고 평했다.
▲6일 GIST 오룡관에서 열린 '사람사는 교육' 출판기념회에서 민형배 국회의원(광주 광산을)이 축사 발언을 하고 있다.2025.12.06ⓒ프레시안(김보현) |
북토크 도중 무대에 올라온 민형배 의원은 "제가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 출신인데 노 대통령과 가치 지향이 비슷하다면 기꺼이 책임을 맡았으면 좋겠다"면서 "교육의 중심을 사람에 놓고 있다는 점에서 노무현을 닮은 것이 맞다. 그런 책임을 맡았으면 좋겠다"며 덕담을 건냈다.
이날 김용태 전 교장은 전남대 물리교육과 재학 시절 학생운동으로 제적과 도피 생활을 거쳐 12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된 파란만장한 삶을 회고하며, '사람'을 중심에 둔 교육 철학을 강조했다.
특히 과거 학교에 나오지 않던 제자를 한 달간 찾아가 설득해 학교로 데려온 일화는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당시 제자였던 김선원씨는 "선생님 덕분에 그 친구가 지금은 연 매출 300억 원의 중소기업 CEO가 됐다. 선생님이 라면을 끓여주고 비빔밥도 해주시고 등산을 함께 다니며 잡아주셨다"고 회고했다.
평생 남에게 상처 주지 못하고 모질지 못한 성품에 선거를 잘 치를 지 걱정된다는 제자의 질문에 김 전 교장은 "운암대첩이라고 1991년 강경대 열사의 운구 행렬이 광주로 진입할 때 전투 경찰이 막아서 우리가 무장해제 했던 적이 있다"면서 "돌팔매질로 다칠까봐 중지시키고 물을 주고 경찰을 불러 돌려보냈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결국 우리 국민이고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6일 GIST 오룡관에서 열린 김용태 전 노무현시민학교장의 '사람 사는 교육' 출판기념회 현장.2025.12.06ⓒ프레시안(김보현) |
교육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기회 균등을 통한 평등교육 ▲학교 급식 조리사 등 처우 개선·직업안정성 확보 ▲ 디지털 디톡스 를 위한 체육활동 증진 등을 강조했다.
요즘 학생들의 인성이 우려된다는 학원 원장의 질문에는 "요즘 학생들이 한 자녀 가정들이 많아 가정내 사회성이 부족하다"면서 "저는 대안으로 학교 내에 생활관 같은 것을 지어서 일주일간 같은 학급들끼리 먹고 자고, 같이 밥도 해먹고 이불도 개는 생활관 교육을 해볼까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인성과 실력을 양대 축으로 하는 교육이 목표고 이게 갖춰지지 않으면 윤석열 같은 자가 될 수 된다고 본다"면서 "인성 걱정 없는 광주 아이들이 되도록 기회를 주시면 열심히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현 이정선 광주교육감 체제에 대해서는 "광주 교육이 한참 잘 나아가다 멈춰 서 있다"며 "광주의 아이들이 바른 인성과 뛰어난 실력으로 거리를 메울 수 있도록 교육으로 광주를 바로 세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북토크 말미에 무대에 오른 아내 박은래씨는 "노동운동 할때 소개로 만났는데 남편이 보기와 다르게 여리고 눈물이 많다. 결혼식에도 같이 울었다"며 "지금도 자꾸 눈물이 나오려는 것 같아 손수건을 주려 했는데 준비를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김 전 교장은 양복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광주 교육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요만큼이라도 있다면 최선을 다해 해보고 싶다. 제 가족처럼 광주 아이들을 돌볼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열린 저자 사인회에도 긴 줄이 이어지며 김용태 전 교장을 지지하는 응원들이 계속됐다.
▲6일 GIST 오룡관에서 열린 '사람 사는 교육' 출판기념회가 끝나고 김용태 전 노무현시민학교장의 저자 사인회가 열렸다.2025.12.06ⓒ프레시안(김보현) |
[김보현 기자(=광주)(kbh9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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