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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내리는데…고환율·시차 영향에 국내 기름값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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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내리는데…고환율·시차 영향에 국내 기름값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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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최근 60달러 선에서 하향 안정화
국내 기름값은 5주째 상승…휘발유 1700원 돌파
시차·고환율·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하락 효과 상쇄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5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리터당 15.3원 오른 1745.0원,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23.9원 오른 1660.4원을 기록했다. 30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게시돼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5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리터당 15.3원 오른 1745.0원,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23.9원 오른 1660.4원을 기록했다. 30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게시돼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최근 국제유가가 60달러 선까지 내려온 상황에서도 국내 소비자 가격은 되레 상승하면서 괴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환율 부담과 정제마진 시차, 유류세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을 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정유사 수입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1월 평균 배럴당 80.41달러 수준에서 이달 1일 기준 64.26달러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석유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주요 산유국이 공급을 늘린 영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며 러시아산 원유가 다시 시장에 유입될 경우 공급 과잉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국제유가 하락 압력은 한층 커지고 있다.

반면 국내 기름값은 5주 연속 오르며 국제유가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둘째 주 리터당 1700원을 넘어섰고 다음 주에는 1745원까지 상승했다. 경유 가격 역시 리터당 1600원을 넘기며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괴리가 발생하는 배경에는 ‘시차’가 있다.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제하고 제품을 주유소에 전달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 이 과정에서 운임 비용과 정제마진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떨어진 만큼 공급가격이 내려가기 어려운 구조다.

고환율 환경도 가격 하락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정유사는 원유를 구매할 때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고환율 국면에서는 환율 상승분이 유가 하락분을 상쇄한다.

국내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 11월 물가 안정을 위해 처음으로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했고, 고유가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며 인하 조치를 18차례 연장했다. 그러다 지난달 1일부터는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을 10%에서 7%로, 경유는 15%에서 10%로 각각 낮췄다. 유류세는 판매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인하 폭 축소는 즉각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유류세 인하 폭 축소 등에 따라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국내 유통 가격이 올랐다”며 “다만 시차를 고려하면 이르면 다음 주부터는 국제유가 하락 폭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민서 기자 (viajeporlu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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