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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뒤통수 친 영화감독...“800억 투자 받고 비트코인에, 슈퍼카에 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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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뒤통수 친 영화감독...“800억 투자 받고 비트코인에, 슈퍼카에 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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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칼 에릭 린시 감독. 사진=AP 연합뉴스

할리우드 칼 에릭 린시 감독. 사진=AP 연합뉴스


할리우드 감독이 넷플릭스로부터 8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드라마를 제작하는 대신 비트코인, 슈퍼카, 명품 침대 등에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잡지 포춘에 따르면 지난 2일 맨해튼 연방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할리우드 감독 칼 에릭 린시(48)는 자신에게 적용된 전신 사기, 자금 세탁, 불법 자금 거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칼 에릭 린시 감독이 연출한 영화 '47 로닌' 스틸.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칼 에릭 린시 감독이 연출한 영화 '47 로닌' 스틸.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린시 감독은 지난 2013년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 영화 '47 로닌'을 연출한 감독이다. 당시 영화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이후 키아누 리브스의 투자와 지원을 받아 인공지능(AI) 디스토피아를 그린 SF 영화 '화이트 호스'(이후 '컨퀘스트'로 변경) 시리즈의 연출을 맡게 됐다.

넷플릭스는 2018년 아마존, HBO, 애플 등을 제치고 화이트 호스의 판권을 확보했다. 당시 넷플릭스가 판권으로 지급하기로 한 금액만 6120만달러(약 902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린시 감독이 브라질, 우루과이, 헝가리 등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고집하면서 예산이 초과됐고 2019년 12월까지 단 한 편의 에피소드도 완성하지 못한 채 촬영이 중단됐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넷플릭스 측은 프로젝트 재개를 위해 1100만달러(약 162억원)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미 4400만달러(약 648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추가로 11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검찰은 린시 감독이 이 1100만달러 대부분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옮겨, 옵션거래 등으로 절반 이상을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넷플릭스 임원이었던 신디 홀랜드에게 '프로젝트가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다' '판도를 바꿀 만큼 좋다'는 등 거짓말을 이어갔다고 짚었다.

검찰에 따르면 린시 감독은 투기 실패 후 남은 금액을 암호화폐에 투자, 약 1000만달러의 이익을 냈으나 이 돈을 명품, 신용카드 빚, 이혼 소송 변호사 수임료 등에 사용했다. 넷플릭스를 상대로 추가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한 금액도 여기에서 나왔다.

법원 문서에는 린시 감독이 넷플릭스의 투자금으로 롤스로이스 5대, 페라리 1대 등 슈퍼카를 구입했다는 기록도 적혔다. 또한 스웨덴 맞춤 제작 침대 해스텐스에서 44만달러, 21만달러짜리 매트리스를 각각 1개씩 구매했다고도 기록됐다.


린시 감독 측은 롤스로이스는 영화 제작이 필요하며 매트리스는 시즌 2에 사용할 소품이라고 주장했지만, 넷플릭스는 시즌 2 제작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린시 감독 변호인은 그가 정신병을 겪고 있기 때문에 사기죄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금융 형사 사건이 아닌 민사적 기업 분쟁이며, 린시 감독은 '빈곤층'이자 '실업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포춘은 “전신 사기, 자금 세탁, 불법 자금 거래 혐의가 모두 유죄로 판결되면 린시 감독은 최대 9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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