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일본도 '최악'은 피했다... 한일 양국, 월드컵서 해볼 만한 '무난한 조' 편성

한국, 이동거리와 대진 볼때 무난한 조편성
유럽팀도 가장 까다로운 이탈리아조 피해
제1포트 유독 약한 남미팀 피한 것도 큰 행운
일본, 조편성은 무난한데 유럽팀 + 이동거리 변수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식에 참석하기 위해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소감을 묻는 특파원들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죽음의 조'는 없었다. 양국 모두 16강 진출을 충분히 노려볼 만한 무난한 조 편성을 받아들였다.

6일 오전 2시(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 홍명보호와 모리야스호의 희비가 엇갈릴 법도 했지만, 결과 뚜껑을 열어보니 양쪽 다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먼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 아프리카의 강호 남아공과 함께 A조에 속했다. 당초 '초대박'이라는 흥분 섞인 반응도 있었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방심은 금물이나 충분히 해볼 만한 대진'으로 요약된다. 어떤 팀과도 해볼만하다는 것이 가장 크다.

포트1에서 만난 멕시코는 분명 껄끄럽다. 객관적인 전력은 브라질이나 프랑스보다 낮을지 몰라도,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멕시코는 그 어떤 팀보다 위협적일 수 있다. 포트3의 남아공 역시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함을 갖춘 복병이다. 하지만 '우승 후보 0순위' 팀들을 피했다는 점, 그리고 껄끄러운 남미 팀이 없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만약,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을 만났다면 한국의 32강 가능성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무엇보다 한국의 가장 큰 호재는 '동선'이다. 한국은 1, 2차전을 과달라하라, 3차전을 몬테레이에서 치른다. 3경기 모두 멕시코 내에서 소화한다. 광활한 북중미 대륙을 오가는 살인적인 이동 스케줄을 피했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 큰 이점을 안고 간다.

일본의 표정 역시 어둡지 않다. 일본은 네덜란드, 튀니지,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B 승자와 함께 F조에 묶였다. F조 역시 '무난하다'는 평가다. 포트1의 네덜란드는 전통의 강호지만, 최근 국제 무대에서의 압도적인 위용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도 있다. 일본이 충분히 압도할 수 있는 상대다. 포트3의 튀니지 역시 일본의 조직력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로 꼽힌다.

일본도 무난한 대진을 받았따는 평가를 받는다. 뉴시스

다만 일본은 한국에 비해 변수가 조금 더 많다. 바로 포트4다. 스웨덴,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유럽의 다크호스들이 버티고 있는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가 합류한다. 여기에 이동 거리도 한국보다 부담스럽다. 일본은 멕시코 몬테레이와 미국 댈러스, 휴스턴, 캔자스시티를 오가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국경을 넘나드는 스케줄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은 유럽 2팀과의 승부가 큰 관건으로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다만 전체적인 조편성은 한국이 좀 더 유리하다.

한국은 멕시코의 텃세와 포트4 유럽 팀의 합류가, 일본은 네덜란드의 높이와 이동 거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맹주가 나란히 받아든 '무난한 성적표'. 이제 중요한 것은 남은 기간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북중미의 태양 아래서 한일 양국이 동반 16강행의 쾌거를 이뤄낼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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