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우승한 서민규(가운데). AFP=연합뉴스 |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서민규(17·경신고)가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JGP)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서민규는 5일 일본 나고야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1.64점, 예술점수(PCS) 79.45점, 총점 171.09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84.82점을 합해 최종 총점 255.91점으로 일본의 나카타 리오(249.70점)를 제쳤다.
2008년생 서민규는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그동안 한국 남자 선수의 이 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서민규와 2023년 김현겸(현 고려대)이 거둔 2위였다. 남녀 싱글을 합하면 2005년 11월 여자 싱글 김연아(은퇴) 이후 20년 만에 우승이다.
한국 남자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우승한 서민규. AFP=연합뉴스 |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은 올 시즌 7개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6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모든 과제를 실수 없이 수행한 서민규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그는 첫 과제인 고난도 쿼드러플 살코를 깨끗하게 뛰었다. 이후 트리플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실수 없이 뛰었다.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클린 처리한 서민규는 전반부 마지막 점프, 트리플 루프까지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를 완벽하게 뛰었고 마지막 점프 과제 트리플 살코까지 클린 처리했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체인지 풋 싯스핀을 모두 레벨 4로 수행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기뻐했다.
한국 남자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우승한 서민규(가운데). AFP=연합뉴스 |
서민규는 지난해 3월 한국 남자 최초로 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2025~26 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석권했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모두 우승한 건 남녀 통틀어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서민규는 피겨 선수 출신이자 지도자인 어머니 김은주 코치의 영향으로 피겨를 시작했고, 부모님과 고향 대구에서 집중 훈련을 했다. 2023~24시즌 이전까지는 국제대회에서 세 바퀴 반을 회전하는 트리플 악셀 점프조차 성공하지 못했으나 최근 4회전 점프를 완성했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섬세한 연기력도 일품이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좋아하는 영화를 10차례 이상 돌려보면서 배우의 움직임을 따라했다.
서민규는 그동안 한국 남자 싱글을 홀로 이끈 차준환(서울시청)의 후계자로 발돋움했다. 그는 지난달에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2차준환을 제치고 전체 1위에 올랐다. 나이 제한에 걸려 내년 2월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2026~27시즌부터는 시니어 무대에서 경쟁한다.
한편, 같은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에서는 김유성(수리고)이 은메달을 따냈다. 김유성은 TES 75.49점, PCS 59.11점, 총점 134.60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 64.06점을 합한 최종 점수 198.66점으로 일본 시마다 마오(218.13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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