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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인수전 왕좌 앉았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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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인수전 왕좌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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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를 둘러싼 초대형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워너브라더스와 HBO 맥스까지 품게되면서 사실상 글로벌 OTT 판도도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원톱’ 체제로 가게됐다.

5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 양사 이사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인수 계약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앞서 넷플릭스·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파라마운트)·컴캐스트는 각사의 인수 조건이 담긴 제안서를 워너브라더스 측에 제출했다. 파라마운트는 케이블 채널을 포함한 워너브라더스 전체 인수를, 컴캐스트는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사업을 묶은 인수 시나리오를 타진했다.

넷플릭스는 3사 중 가장 높은 입찰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현금과 주식 혼합 방식으로 이뤄지며,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 지분을 주당 27.75달러로 평가해 총 720억달러(106조원)에 매수한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워너브라더스의 글로벌 네트워크 부문인 ‘디스커버리 글로벌’은 별도 상장사로 분리된다. 분리 절차는 내년 3분기 완료를 목표로 진행된다.

양사는 이번 인수가 넷플릭스의 혁신성과 글로벌 도달 범위,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력에 워너 브라더스의 100년 스토리텔링 유산이 더해지는 결합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는 “우리의 사명은 언제나 전 세계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며 “워너 브라더스의 방대한 영화·시리즈 라이브러리와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역량을 결합하면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작품을 더 많이 제공하고 차세대 스토리텔링을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는 “두 회사를 결합함으로써 세계가 사랑하는 엔터테인먼트를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보장하게 됐다”며 “워너 브라더스가 100년간 해온 스토리텔링 전통을 넷플릭스와 함께 향후 세대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이번 협상이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향후 스트리밍 산업의 패권 구도를 재편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의 스튜디오와 HBO 맥스 사업을 품게 될 경우 글로벌 OTT 경쟁 구도는 ‘다자 경쟁’에서 사실상 ‘넷플릭스 대 나머지’ 구도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인수로 ‘빅뱅이론’, ‘소프라노스’, ‘왕좌의 게임’, ‘오즈의 마법사’, DC 유니버스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워너브라더스 시리즈 역시 넷플릭스의 콘텐츠 포트폴리오에 합류하게 된다.

이에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스트리밍 시장 내 지배력이 과도하게 확대돼 콘텐츠·플랫폼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독점 심사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파라마운트는 지난 4일 워너브라더스 측에 보낸 서한에서 “넷플릭스의 국내외 지배력을 감안할 때 독과점 규제에 따라 인수합병이 절대 성사될 수 없다”며 “(워너브라더스가) 공정한 인수 절차를 포기했다. 이미 넷플릭스에 유리하도록 절차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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