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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선박, 전원 살해하라” 지시 의혹…美국방장관, 탄핵 위기 몰렸다는데

매일경제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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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선박, 전원 살해하라” 지시 의혹…美국방장관, 탄핵 위기 몰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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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사살 논란 일파만파

해군 제독, 의회서 비공개 보고
생존자들에 총 쏘는 영상 나와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지난 6월 18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지난 6월 18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에 대한 미군의 공격 이후 생존자에 대한 ‘2차 공격’ 논란과 관련해 미국 민주당이 공격의 합법성을 조사하는가 하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탄핵을 추진한다. 그러나 미군은 마약 밀수선으로 의심되는 중미 선박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재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차 공격의 현장에서 작전을 지휘한 프랭크 브래들리 제독은 4일(현지시간) 댄 케인 미 합참의장과 함께 의회에 출석해 상하원 군사위원회와 정보위원회의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에 해군의 해당 선박 공격과 관련한 보고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 의회에서 상영된 선박 공격 당시 영상에는 선박 잔해에 매달린 두 사람이 재차 공격을 받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카리브해에서 격침한 ‘마약 운반선’. [사진 = 연합뉴스]

미군이 카리브해에서 격침한 ‘마약 운반선’. [사진 = 연합뉴스]


지난 9월 2일 미 해군은 카리브해에서 마약을 운반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국적 선박을 격침했는데, 이후 2차 공격으로 선박에 매달린 생존자 2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이 이들을 “전원 살해하라”고 지시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법은 물론 국제법을 위반한 ‘전쟁범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회에서 상용된 영상에는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이 미군 공격으로 뒤집혔고, 두 사람이 이를 다시 뒤집으려던 중에 다시 한번 공격을 받는 모습이 담겨있었다고 WP가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다수 의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첫 공습 당시 생존했던 2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사망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AP = 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AP = 연합뉴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공격의 합법성에 대한 의회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WP에 따르면 하원 정보위원회의 짐 하임스 민주당 간사(코네티컷)는 영상에 대해 “분명히 곤경에 빠진 두 사람이 어떤 이동 수단 없이 파괴된 선박에서 미국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지적했다. 하임스 간사는 이번 논란에 대해 의원으로서 목격한 “가장 문제 되는 것 중에 하나”라며 해당 영상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예고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슈리 타네다르 민주당 하원의원(미시간)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헤그세스 장관을 겨냥해 “그는 무능하고, 전쟁범죄를 저질렀다. 물러나야 한다”며 국방장관 탄핵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이번 마약 운반선 2차 공격뿐 아니라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 3월 미군의 예멘 후티 반군 타격 당시 민간 채팅앱 ‘시그널’에서 작전 정보를 관계자들과 공유해 국방부 규정을 위반한 것도 탄핵 사유라고 보고 있다.

한편 미군은 마약 밀수선으로 의심되는 중미 선박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재개했다. 미군 남부사령부는 이날 엑스에 “헤그세스 장관의 지시에 따라 국제 해역에서 지정 테러 조직이 운용하던 선박에 치명적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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