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서울 집값 때문에 욕 많이 먹는데...대책이 없다" 토로

대안으로 지역 균형발전 꼽아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충남 천안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충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제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때문에 요새 욕을 많이 먹는 편인데, 보니까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역 균형발전이 수도권 집값 앙등의 근본 해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서울 집값 상승은) 구조적 요인이라 있는 지혜, 없는 지혜 다 짜내고 주변의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 그쪽(수도권)으로 몰려드는데 어차피 땅은 제한돼 있고 사람은 몰려든다"는 것이다.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강화나, 입지가 한정된 수도권 내 주택 공급 확대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수도권 선호를 줄이기 위한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지방에 미안하니 도와주자, 배려해주자는 차원이었는데 이제는 국가 생존 전략이 됐다"며 "지금처럼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면 성장, 발전이 아니라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충남 천안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충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충남·대전 통합 관련 참석자들의 의견을 거수로 확인하고 있다. 천안=뉴시스

"광역화가 대안...지방도 쪼개져선 경쟁력 갖기 어려워"

대안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국정과제인 '5극(수도권 동남권 대구경북권 중부권 호남권) 3특(제주 전북 강원)' 전략을 소개한 뒤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광역화가 일반적 경로"라고 강조했다. 광역화는 지역 도시들을 거점별로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것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지방도 쪼개져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광역화의 걸림돌로 정치적 이해관계 충돌을 꼽았다. 그는 "충남·대전 통합 논의가 있는데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지역을 모범적으로 통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역 균형발전 일환으로 △행정수도 건설 △기업과 공공기관의 2차 이전 등에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