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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캐리 청산공포'에 비트코인 화들짝…다음주 FOMC 갈림길

머니투데이 성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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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캐리 청산공포'에 비트코인 화들짝…다음주 FOMC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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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코인전망]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로이터=뉴스1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로이터=뉴스1


가상자산 시장이 일본 기준금리 동향에 노심초사하며 12월 첫 주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다음주는 미국 금리 향방이 변동성을 주도할 전망이다.

5일 오후 4시25분(이하 한국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주 대비 0.83% 오른 9만2437달러로 나타났다. 국내 거래가는 업비트 기준 1억3768만원으로 바이낸스 대비 1.42% 비싼 김치프리미엄을 형성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전주 대비 5.39% 오른 3180달러에 거래됐다. 대형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푸사카'가 호재로 작용하며 비트코인 대비 상승폭을 넓혔다. 코인마켓캡 '공포와 탐욕' 지수는 100점 만점에 25점으로 집계, 전주 대비 5점 올랐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 1일 오전 8시 9만1000달러대였던 비트코인이 5시간 만에 8만4000달러대까지 내려앉는 급락을 빚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를 촉발해서다. 시장은 지난 3일 저가매수 심리에 힘입어 반등했다.

혼조세는 알트코인을 직격했다. 쟁글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코인 100종 가운데 한 주간 가격 상승폭이 10% 이상인 가상자산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4종(MYX파이낸스·텔코인·스카이·퀀트)으로 집계, 전주 대비 5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서 쟁글 연구원은 "시장 핵심변수는 2022년부터 이어온 양적긴축(QT)을 중단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이었다"며 "단기 레포(Repo) 거래로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긴축 사이클이 완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지지했고, 실제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단기 저점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9만달러 초반까지 반등했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반면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는 시장에 상반된 신호를 줬다"며 "BOJ의 긴축 전환은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 축소와 엔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고, 이는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신 연구원은 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BOJ가 세 차례의 금리를 인상할 당시 글로벌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위축되며 가상자산·주식의 시장 변동성이 커진 전례도 다시 언급됐다"며 "여기에 미국의 장기 셧다운 여파로 거시경제 지표 발표가 늦어지는 상황이 이어지며 시장은 심리 위주의 단기 변동성에 노출되는 모습도 관찰됐다"고 밝혔다.

다음주 화두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연준은 오는 11일 새벽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금리 0.25%포인트(25bp) 인하 가능성을 87.0%로 집계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추이(왼쪽)와 주간 가격 상승률 순위(5일 오전 10시 기준)./사진제공=쟁글 리서치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추이(왼쪽)와 주간 가격 상승률 순위(5일 오전 10시 기준)./사진제공=쟁글 리서치


한종목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유동성 진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미결제약정(OI)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전인 지난해 2월 수준으로 수직 낙하했다"며 "기관들이 하락 베팅 포지션을 구축한 게 아니라, 불확실성을 피해 포지션을 청산하고 현금을 쥔 채로 시장을 이탈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물 호가창 역시 얇아져 작은 매도에도 가격이 밀리는 장세가 연출됐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누군가 조금만 매수세를 주입하면 상방으로도 가볍게 튀어오를 수 있는 환경임을 시사한다"며 "다행스러운 점은 하락을 주도했던 매도압력이 해소되었다는 사실이다. 폭락장의 주범이었던 2배 레버리지 ETF(BITX)의 익스포저는 고점 대비 반토막나며 더 이상 쏟아낼 강제매도 물량이 별로 없다"고 했다.

한 연구원은 "악재는 사라졌지만 V자 반등 대신 지루한 W자형 횡보가 예상되는 이유는 내부 역학 때문"이라며 "옵션시장의 딜러들이 '감마 롱'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어, 기계적인 헷징 매매를 통해 변동성을 흡수하고 시세를 가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금의 지루함을 견뎌야 하는 근거는 내년의 구조적 순풍이다. 내년 2월 미 노동부의 퇴직연금(401k) 포트폴리오 가이드라인 발표는 거대한 연금자본이 매달 기계적으로 유입되는 파이프라인을 뚫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며 "은행의 비트코인 수탁을 허용하는 '클래리티(CLARITY)법'과 친가상자산 성향 연준은 비트코인을 제도권 금융의 핵심 담보자산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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