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밑으로는 안간다”…지방 취업 외면하는 취준생, 왜?

수도권 75%·경상도 12%·충청도 9%
생활·교통·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지방 기피

지난 11월 대구 달성군 대구도시철도2호선 대실역에서 열린 ‘2025 달성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현황판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업준비생들이 관심을 갖는 기업 10곳 중 8곳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중심 산업 구조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5일 상위권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는 최근 5년(2020~2025년)간 구직자들의 기업 콘텐츠 열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캐치에 따르면 조회수 상위 500개 기업 중 수도권 소재 기업 비중은 75%에 달했다. 비수도권 기업 비중은 25%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다음으로 경상도가 12%로 높았고 이어 충청도 9%, 전라도 3%, 강원도 1% 순이었다. 제주도는 0%로 사실상 관심권 밖이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수도권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상위 500곳 중 수도권 기업 비중은 2020년 76%에서 올해 75%로 1%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상도는 11%에서 12%로 1%포인트 늘었다. 창원·울산 등 제조업 기반 기술직·생산직 근무지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선호 현상은 다른 조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캐치가 지난 5월 취업준비생 27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가 “지방 취업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지방 취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캐치는 “청년들이 이동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범위는 판교·수원이 사실상 한계”라고 설명했다.

지방 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생활·교통·교육 인프라 부족(5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가족·연인과의 거리(20%) △타지 생활 부담(13%) △일자리 부족(6%) △커리어 성장 불리(5%) 순이었다.

이동 가능 범위 응답에서도 수도권 집중 경향이 두드러졌다. 청년들은 ‘서울 내’(58%)와 ‘수도권’(52%)을 행동반경으로 꼽았으며 중부권(17%), 남부권(10%), 도서지역(3%)으로 갈수록 비율이 급감했다. 지역 격차가 청년들의 선택지를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취업·주거·문화·교통·교육 등 주요 생활 기반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청년들의 선택은 ‘선호’라기보다 ‘강제’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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