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불만 폭주…지자체 "퇴근 차량과 엉켜 제설 차량도 갇혀"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심민규 기자 = "겨우 이 정도 눈에 평소 8분 걸리는 거리를 8시간 만에 도착했는데 이런 제설 행정에 너무 화가 납니다."
5일 경기북부 일부 자치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이 제설 행정에 대한 불만으로 들끓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2시간가량 5cm 안팎의 눈이 내렸으나 적기에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당수 퇴근길 차량이 2∼8시간 도로에 꼼짝 못 하고 갇혔기 때문이다.
5일 경기북부 일부 자치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이 제설 행정에 대한 불만으로 들끓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2시간가량 5cm 안팎의 눈이 내렸으나 적기에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당수 퇴근길 차량이 2∼8시간 도로에 꼼짝 못 하고 갇혔기 때문이다.
[의정부시 자유게시판 캡처] |
의정부시 게시판에는 제설 행정을 비판하는 글이 폭주해 5일 오후 2시 기준 80건이나 게재됐다.
이 게시판에서 한 시민은 "서울 성수동에서 오후 5시 50분 출발했는데 지금 오후 11시 35분이다. 6시간 가까이 차 안에서 속 터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수락지하차도 입구에서 장암동 집까지 8분 거리를 8시간 만에 왔다"며 "연료가 떨어져 가 시동을 켜다 끄기를 반복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부분 늑장 제설에 대한 불만이었으며 일부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는데도 염화칼슘을 미리 살포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다음날인 5일에도 "제설 안됐다"며 출근길 불편을 호소하는 글도 이어졌다.
다른 지자체도 게시판 상황은 마찬가지다.
남양주시 게시판에는 "횡단보도 제설이 안 돼 시간 내 건너지 못하고 어떤 차는 미끄러지면서 인도에 올라탔다" 등 제설과 관련해 13건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4일 밤 남양주시 별내동 일부 도로는 차량 약 100대가 3시간가량 오가지 못했으며 버스 승객들이 하차해 걸어가기도 했다.
빙판이 된 남양주시 도로 |
오후 10시 4분께에는 남양주시 호평동 호평터널에서 임신부가 빙판길에 갇혀 경찰 도움으로 병원에 이송되는 일도 벌어졌다.
"임신부인데 도로에 고립돼 있고 배가 아프다"는 112신고가 접수됐으나, 도로 결빙으로 차량 수백 대가 멈춰 서면서 경찰이 신고 접수 2시간 만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차 역시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움직이지 못해 시민들이 차량을 밀어주는 등 도움을 줘서야 이동할 수 있었고, 임신부는 약 4시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양주시 게시판에도 제설 행정을 비판하는 글 14건이 게재됐다.
일부 지자체는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운영하지 않아 시민들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도로 상황을 전달했으며 당직실에 전화해 늑장 제설을 항의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폭설에 대비해 제설차를 30대 넘게 가동했으나 퇴근길 차들과 뒤엉켜 일부 차량이 2시간 동안 도로에 갇히면서 제설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경기북부 지역은 전날 오후 5시께부터 2시간 사이에 5㎝ 안팎의 눈이 내리면서 밤사이 일부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통제가 이뤄졌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접수된 대설 관련 112신고는 총 1천472건으로 이 중 교통사고 155건, 제설 요청 등 기타 신고가 1천317건으로 집계됐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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