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홍해와 아덴만에 배치된 미 해군 항공모함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에서 F/A-18 호넷 전투기가 출격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지난해 말 홍해에서 발생한 미 해군의 아군 전투기 오인 격추 사건은 군함의 식별·교전·추적 등 핵심 전투체계 성능 전반이 심각하게 저하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현지 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한 이번 사건에 대한 지휘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2월 홍해에서 후티 반군 대응 작전 중이던 순양함 USS 게티즈버그는 상공을 비행하던 F/A-18 슈퍼호넷 전투기 2대를 후티 반군이 발사한 대함 순항미사일로 오인해 발포했다. 이 전투기들은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 소속 비행단의 항공기들이다.
게티즈버그함이 발사한 지대공미사일은 첫 번째 전투기를 정확히 타격했다. 전투기 기체는 공중에서 파괴됐고, 조종사와 무장장교 두 명은 직전에 탈출해 바다로 낙하했다.
두 번째 전투기도 미사일에 거의 격추될뻔했으나 회피 기동을 통해 가까스로 생존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해군 헬기 지휘관은 "발사가 이뤄지기 전 어떠한 경고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게티즈버그함은 배치 초기부터 "중대한 성능 저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함은 네트워크 관리와 감시 및 추적 보고, 표적 식별, 임무 교전 절차 등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사건 직전 게티즈버그함이 후티 반군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요격하고 있었는데 위협이 종료됐는지 여부에 대해 함내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당시 발사 결정을 내린 지휘관의 상황 인식 능력이 부족했으며 전투정보센터가 이를 보완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조사단은 "제공된 정보를 종합할 때 발사 결정은 명백히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결론냈다.
트루먼 항모 타격단이 중동 배치 기간 아군 오인 격추 사건이 발생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이 가장 심각한 사건에 해당한다. 지난 2월 항모는 화물선과 충돌했고, 4월과 5월에는 F/A-18 전투기 한 대가 갑판 밖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짐 킬비 미 해군 작전부 부참모장은 "해군은 학습하는 조직으로 남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는 전투 준비 태세를 보장하기 위해 인력과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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