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 치료 늦을수록 예후 나빠져… 조기 진단 필요해

[이유주 기자]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동탄 매듭병원 정형외과 임경섭 원장. ⓒ동탄 매듭병원

밤중에 손이 저려 잠에서 깨거나, 물건을 들다가 힘없이 떨어뜨리는 일이 잦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질환은 단순히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생기는 문제로 알려져 있지만, 그 원인은 훨씬 복합적이며 전신 건강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에 있는 좁은 통로인 '수근관'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발생한다. 이 정중신경은 엄지, 검지, 중지와 약지 일부의 감각과 손의 운동 기능을 담당하므로, 신경 압박이 지속되면 손끝 저림, 감각 둔화, 화끈거림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이러한 신경 압박은 손목의 반복적인 사용뿐 아니라, 당뇨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전신 질환이 손목 조직의 부종과 염증을 유발하여 수근관 내 압력을 높이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거북목이나 어깨 말림 같은 잘못된 자세 역시 신경의 긴장을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된 증상은 손가락의 저림과 감각 둔화이며, 특히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져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해지면 손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물건을 자주 놓치게 되고, 단추를 잠그는 등의 섬세한 손동작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여기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 진단으로는 손목 중앙을 두드렸을 때 손끝 저림이 심해지는 '티넬 징후'나, 양손 등을 맞대고 손목을 30초 동안 굽혔을 때 저림이 발생하는 '팔렌 검사'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신경 손상 진행 상태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누어 진행된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초기 단계라면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손목 사용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손목 보호대 착용,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염증 완화를 위한 주사 요법 등을 진행한다.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는 염증과 부종을 감소시켜 신경 압박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므로 반복적인 사용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비수술적 치료는 경증에서 중등도 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으며, 초기에 진행할 성공 가능성이 높고 재발률도 낮아진다.

만일 비수술적 치료를 충분히 시도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이미 손의 감각 저하, 근육 위축이 나타나는 중증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는 '수근관 유리술'이 가장 일반적이며, 수근관을 덮고 있는 횡수근 인대를 절개하여 압박받고 있는 정중신경을 풀어주는 것이 목표이다. 최근에는 절개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출혈과 통증의 부담을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추세이다. 이러한 최소 절개 수술은 회복이 빠르고 국소 마취로도 충분히 가능하여 고령 환자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탄 매듭병원 정형외과 임경섭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 손상의 진행 여부가 예후를 크게 좌우하므로, 손 저림을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손 기능을 보존해야 한다"라며 "치료 후에는 손목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작업 환경을 개선하여 정중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는 노력을 통해 재발 예방에 힘쓰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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