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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LG엔솔 지분 활용시 9조 확보 가능…위기 극복할까

이데일리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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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LG엔솔 지분 활용시 9조 확보 가능…위기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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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 중 7.9% 유동화 가능성 열어놔
석화사업 적자 지속·배터리 소재도 정체
석화 고부가 포함 4대 성장동력 투자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향후 사업구조 개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말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발표하며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중장기적으로 약 7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지분 79.3% 가운데 9.3%포인트를 시장에 내놓아 유동성을 적극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LG화학은 그간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재무적 자금조달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해왔다. 2023년 20억달러(약 2조59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 당시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을 담보로 설정하며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11월에는 주가수익스왑(PRS) 구조를 적용해 지분 2.46%를 매각, 약 2조원가량의 현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이 단순 지분 매각을 넘어, 재무구조 개선과 신성장 투자 재원 확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 것으로 평가한다.

LG화학이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나선 데는 업황 악화에 따른 현금창출력 악화가 자리한다. 2021년만 하더라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4조8920억원에 달했으나 매년 그 규모가 줄어들더니 지난해에는 268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7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여전히 예년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 사업이 지속 적자를 내는 데 더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탓에 배터리 소재 사업도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다.

게다가 LG화학은 이미 2020년대 들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천명하고 대규모 자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친환경 소재(3조원), 배터리 소재(6조원), 생명과학 분야(1조원) 등 3대 분야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연간 2조원 후반대의 자본적지출(CAPEX)이 연달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재무부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초 90.2%였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말 113%까지 올랐다.

업계의 관심은 LG화학이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투입하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1주당 40만~50만원 사이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약 9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도 확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 계획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개편 방안도 함께 내놨다. 기존 3대 성장 분야에 더해 석유화학 고부가 전환을 새롭게 추가해 4대 성장동력 체제로 개편한 것이다. 향후 이 4대 분야 육성 전략에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변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도 끊임없이 해왔다. 워터솔루션 사업은 1조4000억원에 매각했으며, 편광판·편소재 사업은 1조1000억원에 팔았다. 또 에스테틱 사업 역시 2000억에 매각했다. 동시에 인공지능(AI)·반도체 소재 사업과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도 확대했다.

현재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석화 사업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함께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을 위해 외부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고 시너지 효과 산정에 나선 상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가 발표한 사업재편계획서 제출 기한은 12월 말”이라며 “이 시한을 맞추지 못한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