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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1·6 의사당 폭동 ‘기폭제’된 폭발물 설치범 4년 만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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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1·6 의사당 폭동 ‘기폭제’된 폭발물 설치범 4년 만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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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우드브리지에서 연방수사국 요원들이 2021년 1월 6일 파이프 폭탄 설치 용의자 자택 앞에 모여 있다. 우드브리지/AFP 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우드브리지에서 연방수사국 요원들이 2021년 1월 6일 파이프 폭탄 설치 용의자 자택 앞에 모여 있다. 우드브리지/AFP 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021년 ‘미국 1.6 의사당 폭동’ 전날 밤 공화당 및 민주당 본부 근처에 폭탄을 설치한 혐의로 30대 남성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4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폭탄은 경찰 병력을 분산시켜 연방의사당 방어선을 무너뜨린 계기로 꼽힌다. 용의자의 정확한 정치적 동기와 1·6 참가자들과의 연계 여부가 규명되면, 1·6 사건 전체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이날 브라이언 콜 주니어(30)를 폭발 장치 사용 혐의로 버지니아주 우드브리지 자택에서 체포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므로 추가 기소도 가능하다고 본디 장관은 덧붙였다.



체포영장 신청서에 첨부된 범죄사실에 대한 진술서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에 파이프 폭탄 제조에 사용된 부품들과 일치하는 여러 품목을 구매한 점이 핵심 증거로 제시됐다. 이 부품으로 제조된 폭탄은 폭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방수사국은 이 폭탄들이 작동 가능했으며 사람들을 죽거나 다치게 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본디 장관은 “새로운 제보나 증인이 나타나 체포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연방수사국이 이미 확보하고 있던 증거를 재검토한 결과”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 사건을 우선순위로 삼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이 폭탄은 ‘1.6 의사당 폭동’ 사건의 결정적 기폭제로 알려져있다. 사건 전날 설치된 폭탄은 6일 오후 1시께 발견됐고, 신고가 접수되자 의사당을 지켜야 할 의회 경찰과 워싱턴 경찰 병력의 상당수가 폭발물 처리를 위해 급파됐다. 결과적으로 방어선이 헐거워지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고 의사당으로 진입하는 데 결정적이 원인을 제공했다. 누군가 고도로 계획된 폭력을 준비했다는 강력한 증거로 간주돼왔지만, 트럼프 지지층에서는 누군가 꾸며낸 ‘역공작’이라는 음모론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특히 댄 봉기노 연방수사국 부국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폭탄을 설치한 사람이 누구인지 대중이 알기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잡지 않는 것이다. 트럼프 반대파 내부 관계자이거나 수사기관 내부 소행이기 때문이다”라며 음모론을 주장해왔다. 연방수사국이 1.6 시위대를 폭도나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기 위해 일부러 폭탄을 설치했거나, 범인을 알고도 잡지 않는다는 취지다. 연방수사국은 이날 기소한 콜이 1.6 사태를 계획한 트럼프 지지자인지, 아니면 별개의 행위자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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