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개인통관고유부호(통관번호) 변경 신청이 폭증하면서 해외 직접구매(직구) 물품 통관이 평소보다 최대 3배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 규모가 큰 만큼 번호 변경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배송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통관번호 재발급 건수는 지난달 30일 12만3302건을 시작으로 1일 29만8742건, 2일 33만9274건을 기록했다. 3일과 4일에도 각각 20만3087건, 16만6950건 재발급됐다. 닷새간 재발급된 건수(113만1355건)는 올해 1~10월 발급 총량의 약 10배에 달한다. 재발급 신청이 급증하자 발급 창구인 국가관세종합정보시스템(유니패스)은 2일 오후부터 접속 지연과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3370만개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됐다고 발표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통관번호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해외 직구 시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해 쓰이는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번호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됐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통관번호 재발급 건수는 지난달 30일 12만3302건을 시작으로 1일 29만8742건, 2일 33만9274건을 기록했다. 3일과 4일에도 각각 20만3087건, 16만6950건 재발급됐다. 닷새간 재발급된 건수(113만1355건)는 올해 1~10월 발급 총량의 약 10배에 달한다. 재발급 신청이 급증하자 발급 창구인 국가관세종합정보시스템(유니패스)은 2일 오후부터 접속 지연과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3370만개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됐다고 발표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통관번호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해외 직구 시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해 쓰이는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번호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됐다.
문제는 유니패스 장애가 통관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직구 물품이 국내에 도착하면 통관업체는 유니패스를 통해 수입신고를 하거나 통관번호를 등록해야 하는데, 최근 서버 장애로 절차가 반복적으로 중단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기준 항공 화물 통관 시간은 기존 하루에서 2~3일로, 해상 화물은 3~4일에서 5~6일로 늘어났다.
A 업체 관계자는 “쿠팡 사태로 소비자들이 통관번호를 바꾸기 시작하면서 유니패스가 먹통이 됐다”며 “통관업체도 같은 시스템을 쓰기 때문에 장애가 나면 업무가 동시에 멈춘다”고 했다.
배송 도중 통관번호를 변경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혼란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는 주문 단계에서 통관번호를 입력하는데, 배송 도중 번호를 바꾸면 기존 입력 정보와 불일치해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다.
현재 통관 업체가 직접 전화나 문자, 알림톡 등을 보내 새 통관 번호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통관 업체의 상담 인력이 제한돼 있어, 변경된 통관 번호를 확보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B 업체 관계자는 “변경 신청이 너무 많아 업무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4일 반나절 동안에만 수신 건의 변경을 처리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사례가 하루에 수백 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통관알리미' 어플에서 소비자들이 통관업체별로 통관 지연 문제를 항의하고 있다. /통관알리미 캡처 |
해외 직구 상품의 배송이 지연되면서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북 군산시에 거주하는 이모(41)씨는 지난 1일 영양제를 구매했지만 도착 예정일(4일)에 ‘통관 지연’ 안내 문자를 받았다.
그는 “통관 번호를 바꾸고 싶어도 상품이 도착하지 않아 변경을 못 하고 있다”며 “지금 바꾸면 배송이 더 늦어질까 걱정되고, 혹시 유출된 번호가 범죄에 이용될까 싶어 매일 조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의왕시에 사는 김모(30)씨도 “보통 1~2주 안에 해외 직구 제품이 도착했는데 지난달 12일 주문한 신발이 아직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가 지속되자 관세청도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관세청은 전날 공지를 통해 “개인통관고유부호 재발급 시 이전 개인통관고유부호가 사용이 불가능해지므로, 기존에 해외 직구 주문한 물품이 있다면 통관이 완료된 이후에 부호를 변경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물류업계는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C 업체 관계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등 연말은 해외 직구 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인데 유니패스 과부하까지 겹치면 통관 지연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전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배송 지연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건 기자(lgnr0429@chosunbiz.com);권우석 기자(rainstone@chosunbiz.com);이호준 기자(hj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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