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기아 80년 헤리티지 품고 100년 향한 여정 나아가자"(종합)

"김철호 창업자, 韓 모빌리티 근간 닦아"
기아 역사 재조명한 사사 '기아 80년' 공개
미래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 선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시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이성진 기자]

기아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지난 여정을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의 시너지를 통해 100년 여정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5일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진행된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아는 한국 산업사에 있어 매우 특별한 회사"라며 "김철호 기아 창업자는 엔진 국산화를 이뤄내며 한국 모빌리티의 근간을 닦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주영 창업회장은 도로, 선박, 인프라 등 모빌리티 생태계를 닦은 분"이라며 "원대한 비전과 혜안을 공유하는 거장들이 동시대에 살면서 미래를 함께 개척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회장은 화성공장 새천년 기념비석에 '기아 혼 만만세'라고 새길 정도로 기아의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미래 모빌리티라는 비전을 향한 여정은 기아만의 혼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80년의 헤리티지를 가슴에 품고 100년을 향한 미래 여정을 같이 나아가자"고 말했다.

정 회장은 '기아만의 DNA'에 대해 "기아는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며 "잘 다듬으면 훌륭한 보석으로 태어날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아는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미래를 꿈꿔 왔고, 현대차와 하나가 됨으로써 더 큰 미래를 함께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의 성장 과정은 유독 역동적이고 파란만장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기차와 목적기반차량(PBV) 모델로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무역 정책과 공급망 변화, 인공지능(AI) 기반의 모빌리티 기술 발전, 중국 브랜드의 도전 등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기아는 위기 돌파의 열쇠를 이동 가치의 실현이라는 본질에서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사사 '기아 80년'과 축약본 '도전과 분발/기아 80년' 이미지 [사진=기아]

기아는 이날 브랜드 역사를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재조명한 '기아 80년'을 공개했다. '기아 80년'은 기아가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처음 발간한 역사서로, 1994년 50주년 사사 이후 30여년 만이다. 1944년 경성정공을 창립한 이래로 두 바퀴 자전거부터 삼륜차와 승용차, 전기차와 PBV까지 성장사를 집약했다.

사사편찬TFT로 참여한 이장규 현대차 고문은 "제품이 아닌 사람의 역사를 썼다"며 "자전거로 시작한 김철호 사장이 기아의 시즌1 창업자라면, 혼란의 통합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정몽구 명예회장은 시즌2 창업자"라고 밝혔다.

기아는 이날 기념 행사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맞이해 브랜드 방향성과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도 최초 공개했다. 비전 메타투리스모는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결합해 이동의 개념을 단순한 주행에서 휴식과 소통으로 확장한 미래 콘셉트카다.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 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비전 메타투리스모는 역동적인 모빌리티와 사람 중심의 공간을 반영해 기아의 비전을 보여주는 모빌리티"라며 "앞으로도 기아는 기술적으로 앞선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감각을 자극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력에 대해 "저희가 조금 늦은 편인 데다 중국 업체와 테슬라 등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격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기 때문에 그쪽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용인=이성진 기자 lee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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