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칩가격 상승에 '공급난'까지…삼성·하이닉스 실적 '상향 러시'

머니투데이 최지은기자
원문보기

칩가격 상승에 '공급난'까지…삼성·하이닉스 실적 '상향 러시'

속보
KTX 운행 중에 화재...승객 전원 하차·대피
[이슈속으로] CSP 중심 AI 칩 수요 폭증에 공급자 우위 지속…영업이익 전망 일제히 상향

삼성전자·SK하이닉스 2025년 4분기 실적 컨센서스 추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2025년 연결기준 연간 실적 컨센서스 추이/그래픽=이지혜

삼성전자·SK하이닉스 2025년 4분기 실적 컨센서스 추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2025년 연결기준 연간 실적 컨센서스 추이/그래픽=이지혜



AI(인공지능) 인프라 확대로 메모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실적 전망도 연이어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를 중심으로 'AI 칩 사재기 현상'이 심화하며 하위 메모리 업체들은 공급난까지 겪는 중이다. 수요가 공급을 추월하는 '공급자 우위 환경'이 형성된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삼성전자의 2025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전망치)는 14조9229억원이다. 3개월 전(8조3530억원) 대비 78.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14조4170억원으로 3개월 전 10조3141억원에서 39.8% 상향 조정됐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 역시 상승세를 보인다. 불과 3개월 사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9%, SK하이닉스는 14.1% 증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양사의 실적 전망을 끌어올린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대형 CSP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D램 수요가 폭증했다. 추론형 AI의 등장으로 데이터생성량이 더 늘어나며 이를 저장하기 위한 낸드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기업용 e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수요가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D램 계약 가격이 지난 분기 대비 45~50%, 낸드는 20~25%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 4분기 D램 공급업체의 재고는 거의 소진됐고 비트(bit) 출하량 증가율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HDD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낸드 플래시 가격도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비트 출하량은 메로리 칩 제조사의 공급 물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7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의 HBM4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2.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7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의 HBM4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2.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칩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상태가 당장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하위 메모리 업체들은 심각한 공급난에 직면했다. 대만 메모리 모듈 업체 트랜센드는 지난 2일(현지시간) 고객사에 안내문을 보내 "현재 시장은 D램과 낸드 모두에서 심각한 부족을 겪고 있으며 주요 CSP의 확장 계획에 의해 4분기 상황은 악화됐다"며 "주요 칩 제조사들이 대형 데이터센터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 서비스 기업) 고객에게 공급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우리는 10월 이후 어떤 칩 선적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칩 제조사가 수익성이 낮은 소비자용 제품 대신 기업용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하위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난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공격적인 캐파(CAPA·생산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증설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 시점은 2027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계약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 환경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SP를 중심으로 견조한 메모리 수요가 확인되면서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메모리 실적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는데 4분기 역시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