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동안 시총 15% 오를 동안 지수는 7% ‘찔끔’
美 나스닥, 시총·지수 상승률 발맞춰
상장사·발행주식수만 늘고 몸값은 못 따라와
美 나스닥, 시총·지수 상승률 발맞춰
상장사·발행주식수만 늘고 몸값은 못 따라와
[챗GPT를 이용해 제작] |
[헤럴드경제=문이림·신주희 기자]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이 전날 장중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지만 지수는 좀처럼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전날 코스닥지수는 929.83포인트에 머무르며 시총이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지수는 고점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상장기업 수와 발행주식수가 빠르게 늘었지만 개별 기업 주가는 약세를 보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나스닥종합지수와 비교해도 디커플링(탈동조화) 흐름이 두드러진다.
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말과 비교해 코스닥지수가 7.3% 오르는 동안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15.6% 증가했다. 시총 증가율이 지수 증가율의 두 배를 넘는 셈이다. 상장기업 수와 발행주식수는 늘었지만 개별 기업의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거나 정체돼 시총과 지수 간 괴리가 커졌다는 의미다.
시총과 지수와의 괴리가 우리나라만에서 두드러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나스닥에서는 같은 기간 시총과 지수가 거의 같은 폭으로 상승했다.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의 몸집이 불면 나스닥종합지수도 자연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실제로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023년 말 나스닥 상장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2335억4500만달러에서 올해 3분기 말 507억7520만달러로 약 51% 증가했다.
지수 역시 1만5011.35포인트에서 2만2660.01로 같은 기간 50.96% 상승했다. 시총과 지수가 거의 나란히 움직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국내 코스닥 시장에서는 구조적인 디커플링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 실제 시장 시총은 신규 상장과 주식수 증감 등 모든 변동을 포함하지만, 지수 산출용 시가총액은 가격 변화만 반영한다. 개별 기업 주가가 약세일 경우 시총은 확대돼도 지수는 그대로 머무르게 된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주식수는 2023년 말 524억8300만주에서 전날 기준 547억8500만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상장사 수도 1702개에서 1810개로 증가했다.
특히 2024년 7~8월에도 시총과 지수의 흐름은 엇갈렸다. 이 기간 코스닥 시총은 소폭 조정에 그쳤지만 지수는 770선까지 밀리며 더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바이오, 2차전지 등 주요 성장주의 약세가 지수에 반영됐지만 상장사 시총은 비교적 완만한 낙폭을 보였다.
코스닥은 기술성장특례 상장, 스팩 합병 등 초기 시총이 작은 기업 중심의 신규 상장이 많아 지수 기여도가 제한적이다. 특히 산업별 주도 기업이 분산돼 있고 시총 상위 기업군이 얇아 소수 대형주의 움직임에 지수 변동이 크게 좌우되는 특성도 한계로 지적된다.
여기에 지수 흐름을 좌우하는 시총 상위 대형주는 코스피로 빠져 나가는 분위기 속에 지수가 상승 탄력을 받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시가총액의 5.8%를 차지하는 28조원 덩치의 알테오젠도 코스피 이전 상황을 추진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오는 8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본격적 절차에 들어간다. 코스피 시총 2위 에코프로비엠도 올 초에 이어 코스피 이전상장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수 상승을 견인할 대형주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지수 흐름에서 소외된 중소형주만 남게 돼 시장 전반의 상승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