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美와 관계 악화
트럼프 反이민 정책, 월드컵 원활한 진행 변수 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가 전부 옳았다!'(Trump Was Right About Everything!)라고 적힌 모자를 쓴 채 FIFA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2026년 FIFA 월드컵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5.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추첨 행사를 시작으로 2026년 피파(FIFA) 북중미 월드컵을 '축구 외교'의 장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오는 5일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진행되는 조 추첨 행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무역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마찬가지로 조 추첨 전 트럼프 대통령과 짧게 회동할 예정이다. 카니 총리는 앞서 2번에 걸쳐 백악관을 찾았지만,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관세 반대' TV 광고로 인해 양국이 한 차례 부딪치고 무역 협상이 중단된 뒤로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꾸준히 관계가 악화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직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병합하겠다"는 발언으로 캐나다인들의 분노를 샀다. 또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겨냥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관세 부과를 위협해 왔다.
여기에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미국 제조업체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재협상하기를 원한다며 멕시코와 캐나다 양국에 관세 위협을 가하고 있다.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과 마약 밀매 억제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 정상은 함께 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월드컵을 지렛대 삼아 북중미 지역 국가들의 단합한 모습을 보여 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정책 중 하나인 대규모 이민 단속이 월드컵 행사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의 변수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월드컵 티켓 소지자를 위한 특별 패스트트랙 비자 절차를 도입했으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티켓이 있다고 해서 미국 입국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주 방위군 대원 피격 사건 이후로는 월드컵 참가국인 아이티와 이란을 포함해 총 19개국 출신자의 망명 심사를 모두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또 행사 준비 과정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에게 전화해 '다른 장소로 옮기자'고 말할 것"이라며 민주당 우세 도시들을 위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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