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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폭설'에 꽁꽁 언 도로··· "제설 작업 제대로 했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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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폭설'에 꽁꽁 언 도로··· "제설 작업 제대로 했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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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폭설에 도로·인도 곳곳 빙판길
지하철 출근길 인파 몰려 큰 불편
음식 배달 지연에 "100만 원 물어"
경찰 신고 2000건... 7중 추돌 등 사고 속출


학부모들이 5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근에서 자녀의 등교를 돕고 있다. 허유정 기자

학부모들이 5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근에서 자녀의 등교를 돕고 있다. 허유정 기자


서울 전역과 수도권에 내린 기습 폭설이 쏟아진 이튿날인 5일 시민들은 '빙판길 대란'을 겪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주요 도로에선 연이틀 늘어선 버스와 차량으로 정체가 극심했다. 출근시간대에는 지하철을 타려는 인파가 쏠리며 역사 곳곳은 혼잡했다. 눈이 내린 뒤 기온이 떨어지며 도로마다 잔뜩 낀 살얼음(블랙아이스) 영향으로 추정되는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 회사로 출근하던 직장인들은 꽁꽁 언 빙판길을 피해가며 종종걸음을 내디뎠다. 경기 부천에서 평소 버스를 타고 강남으로 출근하는 김재혁(29)씨는 "교통 혼잡을 예상해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며 "눈길에 버스를 타면 너무 늦을 거 같아 환승을 여러 번 해 지하철로 왔다"고 했다. 서울지하철 1~8호선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시간대 지하철 증편이 됐지만 빙판길을 피해 지하철로 시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주요 역사는 매우 혼잡했다. 이민희(30·서울 종로구)씨는 "워낙 승강장에 수백 명씩 몰려 '지옥철'을 탔다"며 지친 기색을 보였다.

5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있다. 남병진 기자

5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있다. 남병진 기자


이날 강변북로 등 서울 주요 고속도로 통제는 풀렸지만 얼음이 낀 곳이 수두룩했다. 기중기 운전사인 허모(49)씨는 "새벽에 영동대교 가는데 빙판길이었다"며 "너무 미끄러워 (눈길 주행용) '스노타이어' 없이는 갈 수 없겠더라"고 말했다.

꽁꽁 언 얼음길로 생업 타격도 속출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배달 대행업을 하는 김낙천(54)씨는 "오전 10시부터 3시간 만에 배달 사고로 물어준 음식값만 100만 원"이라고 토로했다.

제설 작업이 제대로 안 됐다는 불만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택시 운전사 이상근(64)씨는 "(전날) 오후 눈 온다는 교통방송만 하고 전혀 대비를 안 한 건지, 지나다닐 때 제설차량들이 보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43)씨도 "오후 8시 30분부터 교통 정체가 시작돼 도로에 차가 빼곡했다"며 "강설 대비를 아예 안 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빙판길 사고도 속출했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4분쯤 서울 국회대로 목동교 인근에서 차량 12대가 추돌해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비슷한 시각 영등포구 당산동 노들로에선 보호난간(가드레일)에 정차한 스타렉스 차량을 승용차가 들이받으면서 6중 추돌 사고가 발생, 스타렉스 운전자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강변북로 구리 방향 반포대교 북단에서도 6시 5분쯤 7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걸로 파악됐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

남병진 기자 south@hankookilbo.com
전예현 기자 hy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