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회장의 인종차별 발언 방치한 적십사자에 '기관경고'

핵심요약

김철수 전 회장, 외국 사절에 피부색 언급하며 인종차별적 발언
신천지 교주 등에 대한 적십자사의 표창 수여 심의 규정 미비도 확인

김철수 전 대한적십자사 회장.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대한적십자사 김철수 전 회장이 인종차별 발언을 했는데도 방치한 적십자사에 '기관 경고' 처분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두고 지난달 7일 복지부에 김 전 회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김 전 회장은 같은 날 사표를 제출하고 물러났지만, 복지부는 이 사건이 기관의 정관을 정면으로 위반한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지난달 12일부터 적십자사 본사에 대해 특정감사를 했다.

감사 결과 김 전 회장은 2023년 11월 10일 외교 사절이 참석한 행사 직후인 13일 사무총장 등 8명의 기관 부서장들이 모인 주간회의에서 행사 참석자의 피부색을 거론하는 등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그런데도 참석자들은 이 발언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고, 지난 10월부터 국정감사와 언론 보도 등으로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적십자사는 회장이 사임하고 복지부가 감사 계획을 통보하자 그제서야 외국 대사들에게 사과하고 국내 주재 외국공관 110여 곳에 사과문을 발송했다.

복지부는 기관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적십자사가 대국민 사과와 진정성 있는 신뢰 회복 방안을 마련해 대내외에 알리도록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기관 내 임원·위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기관의 목적과 사업 교육을 확대하도록 '권고' 처분했다.

한편 복지부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에 대한 적십자사 회장 표창 등을 포함한 적십자사의 표창 수여 과정 전반의 적정성도 확인했다.

그 결과 외부 개인·단체에 대한 심의규정, 추천제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 전력을 고려하지 않고 헌혈 횟수만으로 표창을 준 점을 확인했다.

또 이만희 씨를 올해 적십자사 회장 표창 대상자로 추천한 헌혈진흥국장이 표창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심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 충돌을 방지할 제도가 없는 점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개인·단체에 대한 표창 심의 규정, 추천 제한 기준과 이해 충돌 방지 제도를 마련하도록 '개선 요구'도 처분했다. 적십자사는 복지부의 처분 요구에 따라 1개월 이내에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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