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유해발굴…조카들 유전자 채취로 신원 확인
2005년 3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고(故) 정용환 일병의 유해.(국방부 제공) |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6·25전쟁에 참전해 조국을 지키다 19세의 나이로 산화한 호국영웅 고(故) 정용환 일병이 75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3월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학천리 도음산 정상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3사단 소속 정용환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정 일병은 18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호국영웅이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이후 가족에게 돌아간 국군 전사자는 총 266명으로 늘어났다.
정 일병은 1931년 4월 충청북도 영동군에서 5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의 입대 시기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친조카인 정헌만 씨는 "전쟁이 발발한 후 삼촌이 동네 지인들과 함께 군에 입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전했다.
정 일병은 국군 제3사단에 배치됐고, 포항 전투에서 전사했다. 포항 전투는 1950년 8월 9일에서 9월 22일 국군이 동부전선을 돌파하려는 북한군을 저지한 전투로, 국군은 이 전투를 통해 낙동강 동부지역에서의 전세를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했다.
정 일병의 신원 확인은 최근 국유단 탐문팀이 정헌만 씨와 외조카 박병영 씨의 거주지를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면서 이뤄졌다.
정 일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서울특별시 강남구 소재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조해학 국유단장 직무대리는 유가족에게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패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며,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했다.
정 씨는 "할아버지께서는 생전 매년 현충일마다 서울현충원 행사도 참석하시고 위패봉안관에도 들러 술을 따르셨다"라며 "돌아가시기 전에 삼촌을 찾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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