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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알파벳에 베팅… “버핏 따라잡자” 2주간 1조7000억원 매수

조선비즈 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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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알파벳에 베팅… “버핏 따라잡자” 2주간 1조7000억원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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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최근 2주 동안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식을 2조원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전용 칩 TPU의 실적 기여 기대감과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대규모로 매집했다는 소식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4)의 ‘구글 하우스’에서 촬영된 구글 로고. /로이터=연합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4)의 ‘구글 하우스’에서 촬영된 구글 로고. /로이터=연합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2주(11월 20일~12월 4일·결제일 기준) 동안 알파벳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의결권이 있는 알파벳 클래스 A와 의결권이 없는 클래스 C 주식을 각각 10억6869만달러(약 1조5741억원), 1억2567만달러(약 1852억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1, 2위에 올랐다. 총 1조7600억원에 달한다.

순매수 3위인 엔비디아(1718억원), 4위 비트마인 이머션 테크놀로지스(1676억원)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집중 매수한 셈이다.

알파벳 A주가는 지난달 14일 276.41달러까지 밀렸다가 전날 317.62달러로 마감하며 15% 급등했다.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가 알파벳 주식을 6조원 넘게 매입했다고 공개한 지난달 17일 이후 상승 탄력이 붙었다.

알파벳은 올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시장 예상치였던 998억9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TPU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3(Gemini3)를 지난달 초 발표한 후 호평이 이어진 점 또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TPU는 H100 같은 엔비디아의 고급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비해 가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 말 메타가 2027년 TPU를 대거 도입해 사용할 것이란 외신 보도도 나왔다. 이에 기업용 AI 수요가 늘면서 클라우드 사업이 급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실제로 미국 투자회사 구겐하임은 알파벳 목표 주가를 330달러에서 3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270달러에서 330달러로 목표 주가를 올렸다. 마이클 모리스 구겐하임 애널리스트는 “알파벳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내년에도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법 규제 리스크는 남아있다. 지난 9월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은 미 법무부가 2020년 구글 검색 사업부를 상대로 제소한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에 벌금을 부과했다. 구글의 핵심 사업인 검색 사업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었던 이 소송은 벌금 수준에서 마무리됐지만, 아직 미 법무부의 항소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 빅테크 실적이 고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도 변수다. 픽텟자산운용의 아룬 사이 수석 전략가는 “빅테크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지출이 언제 실질적 수익으로 이어질지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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