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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내년 경제 발목 잡을 대외변수들

연합뉴스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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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내년 경제 발목 잡을 대외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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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연합뉴스 자료사진]

평택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연말이 다가오니 경제계에선 내년 세계·한국 경제의 모습을 예측하고 전망하는 목소리들이 줄을 잇는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 2%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내년 경제가 '장밋빛'으로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 아니다.

경제전문가들이 내년 한국경제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파용운란'(波湧雲亂)과 '천붕유혈'(天崩有穴)을 제시했다고 한다. '물결이 거세게 솟구치고 구름이 어지러운 혼돈의 국면이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뜻이다. 그나마 솟아날 구멍이 있다니 다행이지만, 그 구멍을 찾는 노력을 등한시한다면 거센 물결과 어지러운 구름 속에 묻혀버릴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개최한 2026 동향 설명회에서 내년 세계 경제는 '중저속 성장의 뉴노멀(New Normal)화'가 예상된다면서 재정 악화, 지정학 리스크 등의 기폭요인 발생시 침체에 대한 경계감이 재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내년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할 만한 굵직한 대외 변수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주요 기관 2025년·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9월 전망치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그래픽] 주요 기관 2025년·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9월 전망치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우선 내년 5월엔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교체된다.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맞춰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할 인물이다. 따라서 관세 등의 여파로 미국의 물가가 오를 때 연준이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금융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세 소송과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미칠 영향이나, 잠정적 휴전상태인 미중 무역갈등의 재점화 여부도 내년 글로벌 경제의 핵심 변수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예고로 작년에 이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다른 국가의 자산에 투자했던 막대한 자금이 일본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따라 되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규모는 506조엔(약 4천790조원)가량으로 추산되는데, 이런 거대 규모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환율·금리·주가 등이 요동칠 우려가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EPA=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EPA=연합뉴스]



이에 더해 세계 각국 재정적자의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전망에서 선진국들의 방만한 재정 운영을 지적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채권시장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유럽 주요국에서는 이 문제가 경제·금융시장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불안으로까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대외변수의 영향에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엔 대외변수가 실시간으로 국내에 충격을 줄 만큼 경제와 금융시장이 국내외 구분 없이 동기화돼 있기 때문이다. 대외변수의 여파 외에 국내 자체적으로도 유사한 변수들이 복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획재정부 추계를 보면 확장재정 여파로 내년엔 우리도 국가채무비율이 50%를 넘어서고 10년 뒤엔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물가가 오르고 국채 금리도 상승하는 등 '3고'(高)의 불안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준뿐 아니라 한국은행도 내년 4월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며, 한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달해 통화정책 기조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1.27 [공동취재] saba@yna.co.kr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1.27 [공동취재] saba@yna.co.kr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올해 두 차례 추경이 충분한 재정 부양 효과를 냈지만 지속 가능한 장기 재정 프레임워크에 의해 보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년엔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에서 여러 돌발 변수가 불거질 우려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예산의 적기 집행으로 경기회복 속도를 높여나가는 한편 과도한 재정 의존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예상할 수 있는 대내외 변수에 대해서는 미리 대비함으로써 타격을 최대한 줄이고 구조개혁과 혁신으로 경제 체질을 강화해나가는 정공법만이 살길이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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