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페북서 사명까지 바꾼 메타 4년만에 ‘메타버스’ 구조조정

헤럴드경제 도현정
원문보기

페북서 사명까지 바꾼 메타 4년만에 ‘메타버스’ 구조조정

서울맑음 / 0.0 °
5년간 영업손실 103조원 기록
내년도 예산 30% 삭감 검토
페이스북과 메타 로고 [AFP]

페이스북과 메타 로고 [AFP]



페이스북에서 사명까지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몰두했던 메타가 4년 만에 메타버스 사업부를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내년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30%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메타 고위 임원진들은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하와이 자택에서 내년 예산 기획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메타버스 사업부에서 힘을 빼기로 한 것은 회사가 예상했던 수준의 전반적인 메타버스 기술 경쟁이 업계에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기술 경쟁이 없다는 것은 시장 규모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사업의 수익성도 떨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메타버스 사업은 영업손실만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메타의 사업부 중 가상현실(VR) 기기 제조를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는 2021년 초 이후 현재까지 700억 달러(약 103조)가 넘는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는 시민단체로부터 플랫폼을 이용하는 아동들이 성적·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메타버스 예산 30% 삭감이 진행되면 리얼리티 랩스와 호라이즌 월드가 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리얼리티 랩스에 대해서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인력 감원도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메타는 지난 2021년 10월 ‘차세대 디지털 최전선’에 서서 3차원 가상 세계를 구축하겠다며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했다. 저커버그 CEO는 당시 “오랜 시간에 걸쳐 나는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성장을 두고 투자자들은 메타버스 사업을 ‘밑 빠진 독’(leaky bucket)이라 불렀다. 메타버스 사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방안에 크레이그 휴버 휴버리서치파트너스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에 “현명하지만 늦은 결정”이라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들어 공식 석상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초지능’ 등 인공지능(AI)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단, 메타는 레이밴 스마트안경 등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소비자용 하드웨어 개발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최근 애플에서 앨런 다이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영입하는 등 이와 관련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도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