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노스페이스 다운 혼용률 논란…‘리사이클 다운’이 뭐길래

경향신문
원문보기

노스페이스 다운 혼용률 논란…‘리사이클 다운’이 뭐길래

서울맑음 / 0.0 °
노스페이스 홈페이지 갈무리

노스페이스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다운 충전재 혼용률을 잘못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최근 무신사에서 판매된 ‘1996 레트로 눕시 재킷’ 일부 제품에서 표기된 ‘구스다운 80%, 깃털 20%’가 실제와 달리 리사이클 다운 충전재로 확인된 것이 발단이었다. 노스페이스는 전 제품군 전수조사 끝에 13개 품목에서 동일한 오류를 확인했으며, 공식 사과와 함께 환불 절차를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발견된 제품은 남성 리마스터 다운 자켓, 남성 워터 실드 눕시 자켓, 1996 레트로 눕시 베스트, 1996 레트로 눕시 자켓, 눕시 숏 자켓, 노벨티 눕시 다운자켓, 1996 눕시 에어 다운 자켓, 로프티 다운 자켓, 푸피 온 EX 베스트, 클라우드 눕시 다운 베스트, 아레날 자켓, 스카이 다운 베스트, 노벨티 눕시 다운 베스트 등 13개 품목이다.

구스다운은 덕다운보다 보온성과 탄성이 뛰어나 ‘프리미엄 소재’로 인식돼 왔다. 이에 충전재 구성 비율이 잘못 표기된 것은 소비자 혼란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에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문제가 된 충전재가 ‘리사이클 다운’이었기에 “왜 리사이클 다운이 사용됐는가”, “리사이클 다운의 품질이 어떤지” 등을 둘러싼 궁금증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 전반이 친환경을 강조하며 다양한 충전재가 등장한 가운데, 현재 패딩 시장에서 쓰이는 주요 충전재의 종류와 특징을 정리했다.

구스다운-프리미엄으로 평가받는 소재


구스다운은 패딩 충전재 중에서도 가장 프리미엄으로 평가받는 소재다. 거위에서 얻는 솜털과 깃털로 구성되는데, 솜털의 크기와 복원력이 커 보온성이 매우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적은 양으로도 높은 보온효과를 내고 가벼우며, 시간이 지나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급 패딩의 대표 재료로 자리 잡았다. 반면 가격이 높고 동물복지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단점도 존재한다.

덕다운-- 대중적이면서 합리적


덕다운은 오리에서 얻는 다운으로, 구스보다 다운 클러스터가 작아 보온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일상용 패딩으로서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공급량이 안정적이고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대중적인 다운 제품 대부분이 덕다운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다만 구스보다 냄새 관리가 까다로운 편이고 프리미엄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사이클 다운-- 논란의 중심에 선 친환경 다운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리사이클 다운은 사용하던 침구류나 의류 등에서 재추출한 다운을 다시 가공해 만드는 충전재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친환경성을 강조하며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추세로, 폐기물을 줄이고 새 깃털 생산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재가공 과정에서 품질 등급이 나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리사이클 다운은 신품 다운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원료 특성상 품질 편차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프리미엄 구스다운’과는 가치 체계가 다르다. 이 지점이 바로 이번 사안이 단순한 표기 실수 이상의 논란으로 번진 핵심 요인이다.

프리미엄 합성 충전재 -- ‘동물성 대체재’로 성장


천연 다운 외에도 최근 패딩 시장에서는 고기능 합성 충전재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프리마로프트나 신슐레이트 등 미세 섬유 기반의 합성 충전재는 젖었을 때도 보온력을 유지하고 관리가 쉬운 점이 강점이다. 경량성·방수성·복원력 등 기능성을 내세우며 동물성 소재를 대체하려는 흐름 속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천연 다운이 가진 자연스러운 볼륨감과 필파워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일반 충전솜(폴리에스터 솜) -- 경량 패딩과 저가 라인의 주력


폴리에스터 충전솜 역시 경량 패딩이나 합리적 가격대 제품에서 꾸준히 사용된다. 제조가 쉽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급 다운에 비해 보온성·경량성·압축성에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노스페이스 논란이 커진 이유는 소비자가 기대한 충전재의 등급과 실제 품목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특히 고가 제품일수록 ‘프리미엄 구스다운’을 기대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와 달리 리사이클 다운이 사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브랜드 신뢰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친환경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패딩 충전재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그만큼 정확한 정보 제공과 투명한 표기는 소비자 신뢰의 핵심이 되고 있으며, 이번 사안은 업계 전반이 품질 관리와 정보 공개 체계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