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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XX 깨버리겠다" 서울여대생 2560명, 청소노동자에 폭언 용역업체 퇴출 요구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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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XX 깨버리겠다" 서울여대생 2560명, 청소노동자에 폭언 용역업체 퇴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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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서울여자대학교 학생 2560명이 학내 청소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주)태가BM을 퇴출하라고 학교에 요구했다. 용역사 소속 관리자가 학내 청소노동자에게 "대XX 깨버리겠다"며 폭언하거나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를 처분하는 등의 탄압이 이뤄졌다는 이유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4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여대 학생 2560명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 2664명이 태가BM 퇴출 요구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태가BM이 학내 청소 용역을 수행하면서 관리자가 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대XX리를 깨버리겠다"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벌였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노조 집회 참석을 이유로 간부 3인(분회장, 부분회장, 사무장)에 대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태가BM 소속 관리자들이 청소 용역을 수행하는 다른 기관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을 왕따 등의 방식으로 괴롭히거나 협박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노동자들의 권리를 탄압해 왔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4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여대 학생 2560명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 2664명이 태가BM 퇴출 요구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4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여대 학생 2560명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 2664명이 태가BM 퇴출 요구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노조는 천막 농성 등의 방식으로 이달 진행되는 청소 용역사 선정 입찰에서 태가BM을 다른 용역사로 교체할 것을 서울여대에 요구했다. 또한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태가BM 퇴출을 요구하는 서울여대 구성원 서명 운동을 벌였으며, 서울여대 학생 2560명, 교직원 6명, 졸업생 95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서울여대생 유미래 씨는 "나눔을 배운다는 학교가, 화합을 가르친다는 학교가, 노조 파괴 공작으로 유죄 선고를 받고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악랄한 태가BM을 퇴출시키라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짓밟으면서 어떻게 뻔뻔하게 나눔과 바른 인성을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 씨는 이윤선 서울여대 총장을 언급하며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셨던 분 아닌가. 교육자로서 제자들 앞에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짜 교육자라면 총장실에서 나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여대 졸업생이자 대학원 재학생 황선진 씨도 "서울여대의 깨끗한 환경을 위해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은 서울여대 본부와 용역 업체 태가BM이 아니"라며 "이런 부당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내에서 일하고 계신 청소 노동자 분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 학교와 태가BM과의 계약은 끝나가는 상태며, 학교에서는 청소 용역 업체 입찰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입찰 절차에서 태가BM 탈락시키고 청소 노동자분들을 위한, 더 나아가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업체 고용을 고려하길 학교에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노조 측은 서울여대 총장 비서실에 태가BM 퇴출 요구 서명 운동 결과를 전달했다. 비서실 관계자는 서명운동 결과를 총장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에 답변하지 않았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을 마치고 노조 측은 서울여대 총장 비서실에 태가BM 퇴출 요구 서명 운동 결과를 전달했다. 비서실 관계자는 서명운동 결과를 총장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에 답변하지 않았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을 마치고 노조 측은 서울여대 총장 비서실에 태가BM 퇴출 요구 서명 운동 결과를 전달했다. 비서실 관계자는 서명운동 결과를 총장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태가BM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관리자가 노동자들에게 폭언을 가했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소장 등에게 경고를 내렸다. 또한 노동자 다수의 증언이나 구체적인 증거를 달라고 했으나 이후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노조 집회 참석을 이유로 감봉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해서는 "대외 활동이나 큰 행사의 경우 소장에게 미리 언급하거나 공문을 전달하면 현장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용인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여러 차례 무단으로 노조 활동을 하고 복귀 요청도 거절해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민주노총은 태가BM 퇴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청소노동자들이 속한 또 다른 노조인 한국노총은 이런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라며 "이 사안은 두 입장을 같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태가BM이 입찰에 참여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용역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업체의 명단은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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