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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출 7110억 달러···올보다 1% 더 늘어"

서울경제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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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출 7110억 달러···올보다 1% 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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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
올해 무역수지 740억弗 흑자
내년엔 40억弗 더 늘어
반도체 수요 여전히 강하지만
자동차·전통산업 부진 예상


한국 수출이 올해 사상 첫 7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힘입어 반도체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IT 품목을 수출을 견인해 올해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전통 주력 산업은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부진이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5일 발표한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 수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70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무역 역사상 최대 실적으로 무역수지 역시 74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사상 첫 7000억 달러 돌파의 원동력은 반도체와 선박이었다. 특히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용 차세대 반도체 수요 급증과 제한적인 생산라인에 따른 반도체 단가 급등이 맞물리면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박의 경우 2022년~2023년 집중적으로 수주한 고단가 선박(LNG운반선 등)이 차례로 인도되면서 올해 수출이 22%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내년 수출 환경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1.0% 늘어난 7110억 달러, 수입은 0.5% 증가한 6330억 달러로 전망됐다. 무역수지 흑자 폭은 780억 달러로 올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반도체 수출이 5.9% 증가하며 전체 수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AI 추론 수요 확대와 공급 제한으로 인한 단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기업용 대용량 SSD 수요가 폭발하며 컴퓨터(SSD 포함) 수출은 7.8%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무선통신기기(5.4%)와 디스플레이(2.9%) 역시 폴더블폰 성장과 IT 기기의 OLED 적용 확대로 호조세가 예상된다.

반면 그간 ‘수출 효자’ 노릇을 해온 자동차와 석유·철강 업계는 대외 리스크로 부진이 전망됐다. 자동차 수출은 올해 역대급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현대차·기아 등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내년에는 1.0%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협회는 최근 한미 협상 타결로 관세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며 급격한 위축은 피했다고 평가했다.


더 큰 우려는 소재·에너지 분야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중반(브렌트유 기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석유제품 수출은 단가 급락의 여파로 13.3%나 줄어들 전망이다. 석유화학(-6.1%) 역시 중국의 대규모 신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과 유가 하락의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2.0%) 또한 글로벌 수요 정체와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에 막혀 고전이 예상된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내년에는 견조한 AI 수요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IT 제품이 우리 수출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과 USMCA 개정 가능성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중동·아세안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소비재 수출 저변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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