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고환율 국면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구조적인 외환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높여 외환이 철철 넘치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환율 진단을 묻는 질문에 "환율 문제는 복합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 부총리는 고환율의 원인으로 △외환 수급 불균형 △미국·일본 등과 금리 차이 △한국의 통화량 등을 꼽았다.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 증가 역시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구 부총리는 "경상수지가 900억달러 가까이 흑자인데도 국내로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통계적으로 거주자들의 해외 투자로 나가는 돈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보다 많고 대기업들이 수출을 해도 국내로 들어오는 부분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외환 수급을 조절해 시장 안정을 찾아가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초혁신 경제, 연구개발(R&D) 확대 등으로 국내 시장의 매력과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을 동원한 환율 방어 논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구 부총리는 "국민연금도 자산운용 과정에서 해외 투자 수요가 있지만, 언젠가는 지급을 위해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야 한다"며 "정부가 개입한다는 건 절대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이 정부안 대비 4조3000억원 깎인 것에 대해서는 "지난 10년 평균적으로 국회에서 4조~5조원 정도 조정돼 왔다"며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조3000억원을 줄이고 4조2000억원을 증액해 오히려 1000억원을 아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4%에서 3.9%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예산 기조와 관련해선 "단순한 확장 재정이 아니라 적극적인 투자 재정"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초혁신 경제 등 국가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국회가 AI 지원·정책 펀드 예산을 2000억원 삭감한 데 대해선 "올해 3조3000억원에서 정부안이 10조5000억원까지 너무 많이 늘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펀드를 중심으로 조정했지만 AI 교육·도심 자율주행 실증 예산 증액으로 9조9000억원 수준까지 갔기 때문에 3배가 늘었다"고 했다.
민주당이 추진한 대미 통상 대응프로그램 1조9000억원 감액에 대해서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정부 전액 투자로 가정해서 넣었는데 예산안 제출 후 정부는 200억달러, 민간이 1500억달러를 조선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조정됐다"며 "8000억원을 삭감해서 1조1000억원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 부총리는 법인세 인상 논란에 대해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라며 "지난 정부는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경제 활력이 제고될 것으로 봤지만 법인세를 깎아도 기업들이 자동적으로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전략 산업에) 투자를 하면 세금을 감액해주고 정부 지원도 늘리는 식으로 운영 방식을 바꿔서 경제 회복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법인세 원상회복으로 늘어난 세수로 국가의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한 부분을 과감하게 정부가 지원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0%로 낮춘 것과 관련해선 "세수가 4000억원 정도 줄 수 있다"면서도 "배당 규모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선 "올해 1~3분기 1.3%로 45개월 만에 최고"라며 "내년은 1.8%, 1%대 후반 수준을 전망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 이상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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