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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움직인다…성장 산업 M&A 이어질까 [주간 ‘딜’리버리]

헤럴드경제 심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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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움직인다…성장 산업 M&A 이어질까 [주간 ‘딜’리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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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롯데, 선제적 구조조정 성사
두산 크로스보더 딜 타진
이지스, HMM 눈독 들이는 SI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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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전략적투자자(SI) 행보가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까지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 중심으로 불황형 M&A 시장이 형성됐으나 최근 성장산업을 찾는 SI가 늘어나면서 새해 거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SK그룹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과 독일 건설장비 회사 바커노이슨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실트론은 지주회사 두산, 바커노이슨은 두산밥캣이 각각 거래 주체로 나섰다.

SK실트론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인수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바커노이슨은 매도자 측과 단독 협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SK실트론의 매각가는 약 2조원, 바커노이슨은 3조원으로 언급돼 두산이 검토하는 M&A 규모만 5조원에 달한다.

두산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 의지가 크다는 평가다. 올 9월 말 두산의 별도기준 현금성자산만 1조2351억원을 나타낸다. 작년 말 2000억원대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유동성 여력이 커졌다.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활용한 대규모 차입, 영업실적 개선 등이 주효했다. 두산밥캣 역시 올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14억달러로 한화 약 2조원에 달한다.

두산은 물론 다른 기업 역시 M&A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도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참전해 있다. 인수 경쟁을 펼치는 글로벌 PE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우위를 점한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결과에 시장 주목도가 높다.

코오롱도 성장산업 진출을 위해 M&A 스터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 영입된 윤형석 전무를 필두로 반도체 등 그룹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우량 자산을 찾고 있다고 알려졌다. 윤 전무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와 EY한영 등을 거친 M&A 전문가로 코오롱의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수년째 민영화 과제를 안고 있는 HMM의 매각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 경영권 매각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포스코와 동원그룹 등이 인수 후보 물망에 오른 상태다. 동원그룹은 2년 전 HMM 공개 매각 절차 당시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SI가 한동안 현금 지키기에 주력했으나 M&A 활성화를 주도할지도 관전포인트다. 올해는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 업황 부진에 유동성이 고갈된 기업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불황형 M&A가 시장을 주도했다. SK그룹의 SK스페셜티 매각, 롯데의 롯데렌탈 매각, LG화학의 수처리 사업부 매각 등이 대표적 거래다.

시장 관계자는 “SI가 M&A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PE 같은 재무적투자자들이 원매자 눈높이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회수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다”라며 “성장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