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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폭설 넘겼지만…5일 아침도 결빙에 '거북이 출근'

뉴시스 최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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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폭설 넘겼지만…5일 아침도 결빙에 '거북이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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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퇴근길 폭설에 평소보다 일찍 출근·대중교통 이용
결빙 곳곳 이어졌지만 대규모 출근길 대란은 없었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2025.12.0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2025.12.0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사회부 사건팀 = 지난 4일 올겨울 많은 양의 첫눈이 내린 폭설의 영향으로 5일 아침에도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시민들의 출근길이 더뎌졌다. 우려했던 출근길 대란은 없었으나 아침 일찍 출근하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5일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전날 폭설로 통제됐던 서울 도심 고속도로 28개 구간과 시내 도로 9곳은 이날 오전 4시53분 분당수서로 성남 방향 청담대교남단→탄천1교 구간 제설 작업 완료를 마지막으로 모두 통행이 재개됐다.

다만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면서 도로 결빙이 심해졌고, 여전히 도로 곳곳에 눈이 쌓여 있었다. 이날 기상청은 "전날 내린 눈으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 결빙이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에 시민들은 출근길 곳곳에서 '거북이 운행'을 겪었다. 경기도 부평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장영환(32)씨는 "오전 5시에 집을 나섰는데도 가는 길이 매우 무서웠고, 교통사고만 5번은 본 것 같다"며 "브레이크나 핸들이 순간적으로 말을 듣지 않는 구간도 있어 무서웠다. 여의도에서 위례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려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3~4시간 운전한 듯한 피로감이 들었다"고 했다.

도로 상황을 우려해 연차 사용이나 대중교통 이용 등으로 방식을 바꾼 시민들도 있었다.서울 강동구에서 강남구로 출근하는 김윤희(31)씨는 "도로가 미끄러워 차들이 전부 서행했다"며 "버스도 평소보다 늦게 와 기다리다 지하철을 놓칠 것 같아 결국 걸어서 이동했다. 지하철은 평소보다 체감 두 배는 붐볐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날 퇴근길에 대해서는 "배달기사가 넘어지는 걸 봤고, 다른 기사분은 제어가 안 돼 '맘대로 해, 일 안 해'라고 하며 실성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서초구로 출근하는 윤모(27)씨는 "평소보다 20분 이상 더 걸렸다"며 "약수역 환승 대기줄이 길어 열차를 두 편 보내고 겨우 탔다"고 말했다. 은평구에서 종로로 출근하는 이모(29)씨도 "지하철에 사람이 평소보다 많아 '지각하나', '연차 쓸 걸 그랬나'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5일 서울 강변북로에서 전날 내린 눈과 낮아진 기온으로 발생한 빙판으로 인해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2025.12.0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5일 서울 강변북로에서 전날 내린 눈과 낮아진 기온으로 발생한 빙판으로 인해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2025.12.05. mangusta@newsis.com



고령층과 도보 이동자들의 불편도 컸다. 서울 도봉구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유모(59)씨는 "길이 너무 미끄러워 종종걸음으로 오다 보니 평소보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렸다"며 "버스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한 차를 보내고 다음 차를 탔고, 전철역은 염화칼슘 때문에 바닥이 질퍽해 뛰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퇴근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거센 바람과 함께 강한 눈이 내리며 퇴근길 교통사고와 정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 6시 서울시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으며,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3~6㎝의 눈이 내렸다.


이에 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차들이 장시간 고립되고 도로가 통제되는 등 다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황지윤(32)씨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도로 앞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 두 시간 가까이 도로에 갇혀 있었다"며 "내려가야 할 지점 앞에서 사고가 여러 건 나면서 도로가 완전히 막혀 근초 숙박업소에서 잠을 잤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윤하(32)씨도 "야근을 마치고 택시를 잡으려고 두 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도무지 잡히지 않았다"며 "결국 회사 수면실에서 자려고 했는데 새벽에 아버지가 데리러 오셨다"고 말했다.

압구정에서 이동하던 사업가 박모(36)씨는 "택시가 잡히지 않아 블랙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평소 10분 거리도 30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며 "집까지 20분이면 되는데 1시간 가까이 걸려 결국 선릉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탔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제설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보행자와 대중교통 이용객의 불편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양천구에서 종로구로 이동한 최유빈(30)씨는 "출근길 제설이 생각보다 많이 안 돼 있어 놀랐다"며 "보행자 도로는 정리가 잘 되지 않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노량진에 사는 취업준비생 김모(28)씨도 "집 주변은 누가 개인적으로 치운 곳은 괜찮았는데 넓은 골목길은 제설이 덜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출근 시간대 지하철 운행을 20회 늘리고 버스 집중 배차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등 혼란 최소화에 나섰다. 시는 결빙 우려 구간, 보도 및 이면도로 등에 대한 제설작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제설 대책을 점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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