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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젠 '코글루타이드' 중간 결과서 근육 관련 P값은 누락…왜?

이데일리 김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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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젠 '코글루타이드' 중간 결과서 근육 관련 P값은 누락…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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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11월05일 09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케어젠(214370)이 ‘경구용 GLP-1 펩타이드’ 코글루타이드의 정상인 대상 중간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지만 근육 관련 항목의 P값이 누락돼 데이터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구용 GLP-1 건기식’ 코글루타이드에 업계 주목하는 이유?

3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케어젠이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펩타이드 기반 경구형 체중감량 건강기능식품 ‘코글루타이드’(Korglutide)의 중간 데이터를 지난 28일 공개했다.

코글루타이드는 케어젠이 기존 GLP-1 주사제와 달리 ‘경구용 GLP-1 건기식’으로 개발했다고 강조해 업계 주목을 받은 물질이다. 코글루타이드는 최근 레바논 보건당국에 건기식으로 정식 등록됐다.

코글루타이드는 앞서 진행한 비만 환자 대상 임상 결과에서 ‘신약급’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며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케어젠이 지난 7월 공개한 코글루타이드의 비만·제2형 당뇨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도 임상 결과 평균 체중이 9.3kg(10.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5% 이상 감소하면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케어젠은 지난 7월부터 인도에서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이나 체지방률이 높은 ‘마른 비만’ 성인 200명을 대상으로 코글루타이드 임상을 시작했다.

케어젠이 이번에 공개한 해당 임상의 중간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12주 경구 투여 후 코글루타이드 복용군은 평균적으로 체중이 5.9kg(10.1%) 줄고, 체지방이 3.52kg(16.3%) 감소했다. 근육량은 0.63kg(3%) 줄었지만 지방 대비 근육 비율은 2.8% 늘었다.


케어젠의 ‘코글루타이드’ 정상인 대상 임상 중간 결과에서 근육 관련 항목의 P값만 누락돼 있다. (자료=케어젠)

케어젠의 ‘코글루타이드’ 정상인 대상 임상 중간 결과에서 근육 관련 항목의 P값만 누락돼 있다. (자료=케어젠)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근육 관련 항목의 P값만 기재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체중, BMI, 체지방 등 다른 지표에서 위약군 대비 P<0.001~P< 0.0001의 높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표기했으나, 근육 관련 P값만 빠져있다. 더구나 지방 대비 근육 비율은 2.8% 늘었지만 근육량 자체는 3%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육 관련 P값이 누락돼 있어 데이터 신뢰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근육 관련 항목 P값 누락한 이유는?

P값은 임상시험이나 통계 분석에서 관찰된 결과가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을 수치로 표현한 지표이다. 통상적으로 P값이 0.05 이하면 통계적 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임상을 진행할 경우 임상 프로토콜에서 사전에 어떤 검정방식으로 P값을 산출할지 정해둔다.

근육 관련 데이터의 P값이 통계적 유의성을 미충족했을 가능성에 대해 묻자 케어젠은 “통계적 유의성은 충족했다”고 답했다. 케어젠 관계자는 “연구소 담당자들이 모두 ‘CPHI Worldwide 2025’에 나가 있는데 중간 결과라 P값을 안 쓴 것 같다”며 “P값이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했는데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기재돼 있는 등 명확하지 않아 기재를 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계학적·임상개발 관행상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P값은 임상 프로토콜에 기반해 통계적 검정을 수행하면 항상 단일 수치로 나온다. 임상데이터의 중간 분석 단계더라도 P값은 명확히 산출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에서 주요 변수의 P값을 기재하지 않은 것은 데이터 무결성 관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특히 프로토콜에 명시된 변수라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P값이 반드시 보고돼야 한다. 특정 항목만 누락된 것은 결과가 불안정하거나 통계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P값이 여러 개라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 값이 나와서 검정 방식을 바꿔가며 수치를 산출해봤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P값이 잘 나왔다면 이런 시도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추정했다.


“건기식 임상이더라도 지킬 건 지켜야”

코글루타이드는 건기식이기 때문에 의약품 수준의 프로토콜을 적용해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했다 하더라도 의약품 임상에 비해 엄밀성이 떨어질 수 있다. 혹시 해당 임상이 건기식용 인체적용시험이라 특정 항목의 P값이 누락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한 전문가는 “건기식 인체적용시험이라 하더라도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상 최소한의 통계적 투명성과 보고 기준은 지켜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케어젠은 해당 데이터가 중간 데이터 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케어젠 관계자는 “12주 추가 데이터 결과는 내년 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때 추가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케어젠은 코글루타이드를 의약품으로 허가 받기 위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케어젠은 다른 물질로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동물실험 단계의 전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케어젠 관계자는 “현재 코글루타이드와 다른 물질로 비만치료제 전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전임상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