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 "밸류업으로 기업가치↑"
올 5조클럽 가입 가시화 성과도
AI·반도체 기업 최대 98조 투자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도 주력
"40년 전 창업 때 초심 돌아갈 것"
올 5조클럽 가입 가시화 성과도
AI·반도체 기업 최대 98조 투자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도 주력
"40년 전 창업 때 초심 돌아갈 것"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기 체제에서는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대차대조표(밸런스 시트)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전환(AX)과 디지털 전환(DX)에도 주력해 미래 대응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진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이날 “굉장한 무게감을 느낀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질적 성장”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의 연임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진 회장은 이재명 정부 들어 현직 금융그룹 회장 중 연임에 성공한 첫 사례다. 곽수근 회추위원장은 “진 회장은 재임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경영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선정된 진옥동 회장이 4일 “1기 때 가장 강조했던 손익계산서(PL) 중심 경영에서 대차대조표(밸런스 시트) 중심의 경영을 해야 한다”며 “신한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밸런스 시트가 더 튼튼해야 하고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양자, 그다음은 또 인공지능(AI)의 월드 모델 등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며 “이런 요소가 금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경영인이 한발 앞서서 미래의 모습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이 지금까지의 수익 중심 경영에서 한 발 나아가 질적 성장으로 탈바꿈하고 AI와 스테이블코인 같은 미래 대응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신한금융은 10월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룹 내 ‘AX·디지털 부문’을 신설하며 전사적인 AI 전환(AX)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 업무 효율화부터 고객 접점 서비스까지 전방위적으로 AI를 적용하고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 ‘AI 금융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진옥동 2기’에서는 이 같은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내부통제와 신뢰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그는 “내부통제는 의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직원)을 지켜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많은 사고들을 보면 동료들이 조금만 더 견제를 해줬다면 그 길로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남는다”고 언급했다.
신한금융 회장추천후보위원회는 이날 진 회장이 거둔 성과와 미래 비전에 높은 점수를 부여해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곽수근 신한금융 회추위원장은 “(진 회장은)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과 도덕성, 업무 전문성 등을 두루 갖췄다”며 “재무적 성과를 넘어서 디지털 및 글로벌 등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가치를 한 단계 레벨업시킨 점, 차별적 내부통제 문화를 확립함으로써 내실 경영을 강화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진 회장의 첫 임기 내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진 회장 취임 전인 2022년 말 675조 8842억 원이던 신한금융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올 9월 말 782조 9403억 원으로 늘었다. 순익도 견조하다. 신한금융이 올 들어 3분기까지 거둔 순이익은 4조 4609억 원으로 동기 기준 역대 최대다. 올해 ‘5조 클럽’ 가입 또한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진 회장 취임 이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지역 수익이 커진 점도 주목한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까지 글로벌 사업에서 7630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첨단산업 지원과 모험자본 투자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이날 “내년도 가장 큰 어젠다는 자본시장일 것”이라며 “정부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굉장히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고 한국의 자본시장이 지금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이것이 증권회사 등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됐는지 이 부분도 자문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첨단 기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5년간 최소 93조 원에서 최대 98조 원을 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비롯해 기후와 에너지·인프라·K콘텐츠·K식품 등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추가로 그룹 자체적으로 10조~15조 원의 별도 투자 자금을 조성해 정부가 추진 중인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내부 혁신 작업 역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진 회장의 경영철학이 일등보다 일류를 지향하고 있어 앞으로 신한의 질적 성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특히 40년 전 창업 당시의 초심을 찾겠다고 공언한 만큼 관료화된 조직 문화를 바꾸고 혁신의 고삐를 죄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진 회장은 이날 최종 면접 전 “지난 3년에 대해 평가하고 신한금융이 앞으로 50년, 100년을 이어가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 제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겠다”며 “신한이 40년 전 창업했을 때의 초심을 어떻게 찾아갈 것인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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