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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안 좋아도 내일은 또 다를 수 있으니까”IBK 세터 박은서, 그를 있게한 ‘긍정의 힘’ [현장인터뷰]

매일경제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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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안 좋아도 내일은 또 다를 수 있으니까”IBK 세터 박은서, 그를 있게한 ‘긍정의 힘’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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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기업은행의 새로운 주전 세터 박은서(25), 그를 이 자리까지 오게한 것은 ‘긍정의 힘’이었다.

IBK의 2025-26시즌은 초반 연패에 이어 김호철 감독이 경질되는 등 고난의 연속이지만, 박은서의 2025-26시즌은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주전 세터로 나섰던 김하경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2라운드 들어 주전 세터 자리를 차지했다.

4일 열린 정관장과 홈경기에서도 팀의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3연승과 최하위 탈출을 이끈 그는 “이겨서 너무 좋다. 연승을 하고 있어서 분위기도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IBK의 새로운 주전 세터 박은서는 팀의 3연승과 최하위 탈출을 이끌었다. 사진 제공= KOVO

IBK의 새로운 주전 세터 박은서는 팀의 3연승과 최하위 탈출을 이끌었다. 사진 제공= KOVO


이날 IBK는 빅토리아와 킨켈라가 나란히 12득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네 명의 선수가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다. 세터의 공격 배분이 좋았다는 뜻이다.

그는 “항상 비키(빅토리아의 애칭)쪽으로 공을 많이 올리다 보니 비키도 부담이 됐다. 또 상대 블로킹이 높으니까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가 급할 때는 비키만 보는 그런 게 있었는데 오늘은 여러 선수들을 찾아냈다”며 공격 배분을 신경썼다고 말했다. 반격 상황에서 킨켈라에게 연결한 공격이 득점으로 이어졌을 때는 “그냥 짜릿했다”며 당시 느낌을 전했다.

박은서 자신도 서브에이스 4개로 직접 공격에 가담했다. 그의 서브 덕분에 IBK는 13연속 득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잘 되고 있을 때 흥분하기 마련인데 ‘지금 처음 때리는 거다’ 이런 생각으로 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은서는 지금 이 위치에 오르기까지 쉽지않은 여정을 거쳤다. 사진 제공= KOVO

박은서는 지금 이 위치에 오르기까지 쉽지않은 여정을 거쳤다. 사진 제공= KOVO


순탄한 커리어는 아니었다. 2018-19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됐지만, 첫 네 시즌 동안 3경기 출전해 3세트 소화하는데 그쳤다. 2022-23시즌 12경기, 2023-24시즌 19경기 출전하며 출전 비중을 늘렸으나 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이후 실업팀 수원시청에 합류했으나 1년 만에 다시 IBK에 합류하며 V-리그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이미 35세트를 소화하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어찌보면 지금이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이 “꿈만 같다”고 밝힌 그는 “이렇게 하고 싶었다. 늘 꿈으로 그려왔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면 좋은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날 거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오현 감독대행은 “토스 스피드도 좋지만, 일단은 얼굴이 밝다”며 박은서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나도 그 밝음을 유지해주려고 한다. 이렇게 주전으로 뛴 적이 거의 없었기에 힘들겠지만, 그래도 평소에 자주 웃으라고 얘기해주고 있다. ‘너의 장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계속 ‘밝음’이라고 해주면서 자신 있게 하라고 얘기해주고 있다”며 그의 밝은 얼굴에 대해 말했다.

박은서는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 억지로 웃는 것이 아니고, 그냥 항상 좋다”며 밝은 표정에 대해 설명했다.


동료 킨켈라와 포즈를 취한 박은서. 그는 긍정의 힘과 밝은 미소로 험난한 시즌을 헤쳐나가고 있다. 사진(화성)= 김재호 기자

동료 킨켈라와 포즈를 취한 박은서. 그는 긍정의 힘과 밝은 미소로 험난한 시즌을 헤쳐나가고 있다. 사진(화성)= 김재호 기자


그가 이렇게 밝은 표정을 짓는 것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항상 엄마가 하는 말이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였다. ‘오늘이 안 좋아도 내일은 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가라고 해주셨다”며 모친에게서 배운 긍정의 힘에 대해 말했다.

어찌보면 그 ‘긍정의 힘’이 지금까지 굴곡이 많았던 커리어에도 그를 버틸 수 있게해준 힘일 수도 있다. 이같은 지적에 그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은서의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팀 동료 킨켈라는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오늘을 긍정적으로 살고 부정적인 것들은 털어버려야 한다”며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훈련할 때도 은서 언니는 항상 웃고 있다. 그런 마음가짐이 마음에 든다. 코치님들이 은서 언니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항상 웃고 있다. 우리 팀에서 가장 긍정적인 사람같다. 그런 부분이 좋다”며 동료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높이 평가했다.

아직 많은 시즌이 남았고, 앞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박은서는 계속해서 긍정의 힘으로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욕심도 내고 싶지만, 지금처럼 하나씩 올라가고 싶다”며 남은 시즌 보여주고 싶은 모습에 대해 말했다.

여오현 대행은 “실수를 할 때도 있지만 많이 흔들리지 않고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더 자신 있게 하라고 주문할 것”이라며 선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화성=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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