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휴대폰을 충전한 채 자던 8세 소년이 감전 사고를 당했다. |
[파이낸셜뉴스] 8세 소년이 휴대폰을 충전하면서 잠을 자다가 감전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 했다.
5일 피플, 12News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주에 사는 로렌조 로페즈(8)는 지난달 침대에서 잠을 자던 중 감전되는 사고를 겪었다.
원인은 침대 위에서 충전 중이던 휴대폰이었다. 휴대폰 충전기는 멀티탭에 느슨하게 꽂힌 상태였고, 아이가 잠결에 몸을 뒤척이면서 목에 걸고 있던 금속 체인 목걸이가 멀티탭과 충전기 틈 사이로 들어갔고, 감전이 일어났다.
전류가 흐르며 목에서 열기가 느껴지자 로렌조는 소리치려 했지만, 몸이 굳어 소리를 낼 수 없었다. 다행히 아이는 간신히 목걸이를 잡아당겨 떼어낼 수 있었고, 그제야 도움을 요청했다.
로렌조의 어머니 커트니 팬들턴은 매체를 통해 "아이가 만약 '목걸이를 제때 빼내지 못했다면 감전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의료진이 말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로렌조는 피부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총 2주 가량 입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펜들턴은 자신의 SNS를 통해 "로렌조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해 다른 아이들이 같은 위험을 겪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전자기기를 절대 아이들 침대 곁에 두지 말아라"라고 당부했다.
침대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던 중 감전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은 레이스 오그달(16). 출처=미러 |
한편, 지난 5월 미국의 16세 소년 역시 침대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던 중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가 충전기 플러그에 닿으면서 감전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소년은 턱부터 쇄골까지 목 전체에 걸친 심한 흉터를 입었으며, 피부에는 십자가 모양 자국도 남았다. 손상 부위는 자연 회복이 어려워 피부 이식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이탈리아에서도 10대 소녀가 충전중인 스마트폰을 욕조에 떨어뜨렸다가 감전사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베트남에서도 손상된 케이블을 테이프로 감싸 사용하던 10대 소년이 감전돼 사망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침대에서 충전하는 습관은 감전과 화재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충전 과정에서는 일정량의 열이 발생하는데, 이불·베개·담요와 같은 침구류는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내부에 열이 갇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기기 내부 온도가 급격히 높아져 배터리 과열이나 충전기 손상, 자칫 화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침대에서 충전을 하면 플러그가 완전히 꽂히지 않거나 접촉 불량이 발생하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기불꽃이 발생할 수 있고, 이때 금속 액세서리나 물기 등이 닿을 경우 전류가 새어 나와 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체구가 작고 전류에 더 민감해 훨씬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정품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속충전기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사항을 조사한 결과, 4개 제품이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중국 장시성의 한 음식점에서 저가의 휴대폰 충전기를 사용해 식당의 콘센트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던 10대 소년이 감전사고로 사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감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콘센트 등 전기가 흐를 수 있는 충전부에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특히 물기가 있는 손으로 콘센트를 만지거나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가지고 놀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잦다.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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