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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일령에 日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맞대응… 韓 소재업계 ‘촉각’

조선비즈 전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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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일령에 日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맞대응… 韓 소재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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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중국의 국기를 나란히 배치한 모습. /조선DB

일본과 중국의 국기를 나란히 배치한 모습. /조선DB



중국과 일본의 외교 분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비공식적으로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수출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자국민에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등 보복 조치를 단행하자 이에 맞대응해 중국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에 국내 반도체 소재업계는 대체 공급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빛에 반응해 화학적 성질이 변하는 ‘감광성 물질’이다. 빛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성질을 갖고 있어, 반도체 공정의 초기 단계인 ‘포토 공정’의 핵심 소재다. 웨이퍼에 도포된 후, 웨이퍼를 향해 쏘는 빛을 목표한 지점에 집중시켜 초미세 회로 패턴을 그릴 수 있도록 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이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공상시보는 “일본이 중국에 대한 포토레지스트 공급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업계에 전해지고 있다”며 “포토레지스트와 같은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SMIC나 화훙반도체와 같은 중국 대형 반도체 첨단 공정 생산 라인은 생산량을 줄이거나 한 달 안에 완전히 가동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삼성전자 제공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자국민의 일본 방문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등 보복 조치를 단행하자 일본도 이에 맞대응해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제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지난달 7일 의회 발언을 계기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중 무력 충돌을 상정한 대만 유사시를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로 본다”면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

일본이 외교 갈등에서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한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일본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바 있다. 필수 소재 수입이 어려워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건재 IBK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과거 한국을 압박했던 공식적인 수출 제한 조치와 달리 비공식적으로 중국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는 이유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중국과 일본 정부 간 대립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제재를 가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의 비공식적 수출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이 계획하고 있는 반도체 자립화 계획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동진쎄미켐과 솔브레인 등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은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대상이었던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등의 국산화를 이뤄낸 기업이다. 반도체 소재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한국 기업의 공급 가능성을 중국에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인데, 수혜 강도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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