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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는 괜찮다” 안심하고 먹었는데, 실상은 ‘충격’…몰랐던 유해물질 ‘수두룩’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 김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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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는 괜찮다” 안심하고 먹었는데, 실상은 ‘충격’…몰랐던 유해물질 ‘수두룩’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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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보쌈에 포함된 생굴.[X(구 트위터) 갈무리]

굴보쌈에 포함된 생굴.[X(구 트위터) 갈무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노로바이러스만 위험한 거 아녔어?”

겨울하면 떠오르는 대표 해산물 ‘굴’. 본격적인 굴 제철이 다가오며, ‘노로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흔한 조언은 굴을 익혀 먹는 것. 하지만 대부분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굴에는 뜨거운 온도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미세플라스틱 조각.[게티이미지뱅크]

미세플라스틱 조각.[게티이미지뱅크]



유해물질의 정체는 ‘미세플라스틱’. 실제 우리가 섭취하는 국내산 양식 굴에 통상 11.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특히 굴은 바닷물을 여과해 먹이를 섭취하는 종이다. 이에 주요 해산물 중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바닷물에 떠 있는 부표와 폐어구 등 인간 활동의 부산물로부터 비롯됐다. 수산물 섭취를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해양 오염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생굴.[X(구 트위터) 갈무리]

생굴.[X(구 트위터) 갈무리]



영국 헐요크의과대 연구팀이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한 50개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해산물 중 굴과 홍합 등 연체동물에서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는 게 등 갑각류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높게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 분해되면서 생성된다. 자연 소멸하지 않는 특성상, 비나 물을 타고 흘러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오염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굴 매대 진열 모습.[헤럴드DB]

굴 매대 진열 모습.[헤럴드DB]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은 일명 여과섭식자로 분류된다. 아가미를 통해 물을 빨아들이고, 그 속에서 플랑크톤 및 유기물을 걸러낸 뒤 먹이를 찾는다. 그런데 굴이 섭취하는 먹이의 크기는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크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먹이로 착각하고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수밖에 없는 것.

특히 국내에서 소비하는 양식장 굴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의 농도가 유독 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원인은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스티로폼 부표. 작은 마찰에도 흰 입자가 떨어져 나가는 부표의 특성상, 미세플라스틱 유발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해변에 강풍으로 떠밀려온 스티로폼 등 각종 해양 쓰레기.[연합]

충남 태안군 소원면 해변에 강풍으로 떠밀려온 스티로폼 등 각종 해양 쓰레기.[연합]



특히 해안 굴 양식장에서는 어린 굴을 줄에 매달아 수면 아래 늘어뜨려 키우는 방법으로 굴을 생산한다. 이를 위해 부력이 큰 스티로폼 부표가 사용된다. 바닷물 속 미세플라스틱 유입이 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 이 밖에도 바다에 버려지는 각종 폐어구와 생활쓰레기 등 플라스틱 물질 또한 오염 원인이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 인증부표’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8년까지 100% 전환한다는 게 정부 목표. 하지만 단순 부표 교체가 미세플라스틱 검출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이 되기는 힘들다. 육지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까지도 바다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

전남 고흥의 굴 채취 현장.[헤럴드DB]

전남 고흥의 굴 채취 현장.[헤럴드DB]



세계자연기금(WWF)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된 모든 플라스틱 중 60%는 쓰레기가 된다. 그중 상당량 유입되고 있다. 2015년 집계 기준만 해도 바다로 흘러 들어간 쓰레기양은 1억50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끼리 2500만마리와 유사한 무게다.

심지어 굴 등 일부 종류에만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게 아니다. 현재는 우리가 섭취하는 대다수 해산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바다의 미세플라스틱 농도 자체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


인천 옹진군 연평도 주민이 이른 아침부터  해안으로 나와 굴을 채취하고 있다. [헤럴드DB]

인천 옹진군 연평도 주민이 이른 아침부터 해안으로 나와 굴을 채취하고 있다. [헤럴드DB]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국내 유통 수산물에 대한 미세 플라스틱 오염 수준을 연구한 결과, 총 14종 66품목에서 평균 1g당 0.47개 정도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당시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해 가능성에 대한 신뢰성 있는 증거는 없으며, 미세플라스틱에 따른 인체 위해 우려는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은 아직 연구 중인 단계에 가깝다.

전남 신안군 한 해변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녹색연합 제공]

전남 신안군 한 해변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녹색연합 제공]



실제 미세플라스틱이 신경계 질환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또한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다수 연구에서 세포 손상 및 독성을 유발하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혈액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될 경우에는 염증을 유발하거나, 혈액 응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한편 해산물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은 대부분 소화기관 내에 축적된다. 이에 해산물을 섭취할 때는 내장을 제거하는 게 안전하다. 다만, 굴이나 홍합과 같이 내장은 따로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충분한 해감을 하는 것만으로도,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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