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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남편, 내가 죽였다고 자백할게요”···김고은은 왜 전도연에게 접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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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남편, 내가 죽였다고 자백할게요”···김고은은 왜 전도연에게 접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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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의 대가>에서 남편 살해 혐의로 체포된 안윤수(전도연)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자백의 대가>에서 남편 살해 혐의로 체포된 안윤수(전도연)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어느날 남편이 살해 당했다. 그를 발견해 신고한 아내는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다. 아내는 무죄를 주장하지만, 검사의 확신 어린 수사로 교도소에 갇힌다. 과연 그는 혐의를 벗을 수 있을까.

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는 익숙한 플롯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아내’는 중학교 미술 교사 안윤수(전도연), ‘검사’는 경찰 출신으로 현장 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백동훈(박해수)이다. 어떤 내용인지 알 것 같다고 생각할 때쯤, 극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교도소에서 윤수에게 접근한 사건 밖 인물, 모은(김고은)이 윤수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하면서다.

“언니 남편, 내가 죽였다고 자백할게요.” 모은은 무슨 생각으로, 왜 윤수에게 손을 내민 걸까.

<자백의 대가> 메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자백의 대가> 메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배우 전도연과 김고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자백의 대가>가 지난 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일부 공개됐다. 미리 본 1~3화는 연기·연출·미술 빠질 데 없이 잘 만든 심리 스릴러라는 첫 인상을 남겼다. 보통 진실을 밝히는 데 쓰이는 ‘자백’이 오히려 진실과 거짓을 뒤섞어 놓는다는 것부터 통념을 깨는 작품이다.

극은 한 인물을 여러 시선으로 비춰보며 보는 이를 헷갈리게 한다. 남편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윤수가 범인일까 싶지만, 동훈의 시점으로 보는 그는 어딘가 수상하다. 남편이 죽었는데 태연히 담배를 피운다거나, 그가 쓰던 물건을 중고 거래에 내놓는다거나. 윤수 역의 전도연은 느와르 영화 속 수상한 여인처럼 보이다가도, 그저 딸 아이에게 돌아가고 싶은 결백한 엄마처럼 처연한 얼굴을 오간다.

<자백의 대가>에서 안윤수 역을 맡은 배우 전도연. 넷플릭스 제공

<자백의 대가>에서 안윤수 역을 맡은 배우 전도연. 넷플릭스 제공


속을 알 수 없는 모은의 등장으로 극은 흥미를 더한다. 치과 의사 부부를 살해하고 교도소에 수감된 그는 ‘사이코패스’로 보인다. 범행을 저지를 때나 자백할 때 그에게는 표정 변화가 없다. 그런 모은이 왜 윤수에게 흥미를 느꼈는지, 왜 대신 죄를 덮어쓰겠다는 건지 그 진짜 속을 알 길이 없다.


모은 역의 김고은은 이 작품에서 두상이 보일 정도의 숏컷을 고수했다. 3일 시사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모은을 연기할 때 “머리카락 뒤에 조금도 숨지 않았으면 좋겠었다”며 “다 드러나 보이는데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인물이길 바랐다”고 했다.

<자백의 대가>에서 모은 역을 맡은 배우 김고은. 넷플릭스 제공

<자백의 대가>에서 모은 역을 맡은 배우 김고은. 넷플릭스 제공


<자백의 대가>는 <이두나!>(2023), <사랑의 불시착>(2019), <라이프 온 마스>(2018) 등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의 첫 스릴러 작품이다. 이 감독은 “12편 동안 이 긴장감을 어떻게 계속 가져갈 지를 고민했다”며 “누가 진짜 범인인가를 계속 궁금해하게 할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생각하는 <자백의 대가>는 편견에 관한 이야기다. 미술을 전공한 윤수는 선생님이지만, 자유분방하다. 강렬한 색감의 옷과 취조실에서 자꾸 웃음기를 머금는 태도로 그는 형사들의 의심을 산다. 동훈이 경찰 출신 검사라는 사실은 그의 현장 증거 수집 능력을 방증한다. 하지만 이는 동료들의 은은한 무시를 받는 그가 무리한 수사를 강행하는 이유처럼도 보인다. 감정 없는 살인자 모은은 그냥 모든 게 수상하다.


<자백의 대가>에서 백동훈 검사(박해수)가 살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자백의 대가>에서 백동훈 검사(박해수)가 살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강렬한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선입견은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기 어렵게 만든다. 이 감독은 “보는 사람이 의심하게 만드는 것, 그 의심을 뒤집는 타이밍, 그리고 흥미로운 반전”을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윤수와 모은에 관한 편견이 확대되고 교차되며, 그런 편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5일 오후 5시 공개, 12부작, 19세 이상 관람가.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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