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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편입 서류 보내달라”… 김병기 배우자, '보좌진 사적 동원' 녹취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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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편입 서류 보내달라”… 김병기 배우자, '보좌진 사적 동원' 녹취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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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그의 배우자가 국회 보좌 직원들에게 차남의 대학 편입 관련 사적인 지시를 내린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뉴스타파는 지난 2022년 김 원내대표의 배우자가 보좌 직원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또 김 원내대표가 보좌진으로부터 아들의 대학 편입 관련 사항을 보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기록을 확인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4일 보좌진 사적 동원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고 뉴스타파를 상대로 추가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관련 기사 하단)

김병기, '보좌진 사적 동원 의혹' 부인... 법적 조치 예고
최근 뉴스타파는 김 원내대표가 국회 보좌진을 차남의 대학 편입에 사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김 원내대표가 보좌 직원들에게 차남의 대학 편입을 위한 정보 수집, 서류 준비 등을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12월까지 김병기 의원실에서 일했던 전 보좌 직원 A 씨는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2021년 말부터 '아들이 한국 대학에 편입을 해야 된다. 편입하는 방법을 알아봐라'는 지시를 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다른 보좌 직원들에게도 다 지시를 했다.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뉴스타파를 상대로 10억 원대 손해배상 및 정정·반론 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아들은 스스로 대학에 편입했고, 그 과정에서 보좌진을 사적으로 동원하는 등 국회의원으로서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부당한 관여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또 A 씨에 대해서는 "악의적 감정으로 허위 사실을 제보했다"며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병기 배우자, 보좌진에 "아들 편입 서류 전달" 직접 연락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주장과 달리 아들의 대학 편입에 보좌진이 사적으로 동원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김 원내대표의 배우자 이 모 씨가 보좌 직원 B 씨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대화·통화 시점은 2022년 7월 19일로 당시는 김 원내대표의 차남이 편입할 한국 대학교를 알아보던 때였다.

해당 텔레그램 대화에서 배우자 이 씨는 보좌 직원 B 씨에게 "숭실대학교 관련된 사람이 어제 입국했다. 숭실대에서 원하던 서류를 모두 갖추었다고 서류를 보내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숭실대 관련된 사람'은 김 원내대표 가족이 소위 '브로커'라고 부르던 대학 입시 컨설턴트였다. 이 컨설턴트의 조력을 받아 김 원내대표의 차남은 2023년 숭실대에 편입했다.


결국 해당 텔레그램 대화는 '차남의 숭실대 편입 서류를 브로커에게 전달하라'는 취지로 배우자 이 씨가 보좌 직원인 B 씨에게 연락하는 내용이다. 실제 B 씨는 곧바로 이 씨에게 전화해 자신이 수행할 지시 내용을 확인했다. 통화에서 B 씨는 브로커가 누군지 잘 모르는 듯, 질문부터 했다. 그는 "숭실대 관련된 사람이 어떤 사람을 말씀하시는 거냐"라고 물었고, 이 씨는 "브로커 하는 분"이라고 답했다.

다시 B 씨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묻자, 이 씨는 "A 보좌관과 우리 집에서 만났던 분이다. 화상 통화로 만났다"고 답했다. 이어 "A 보좌관은 당신(B 씨)과 얘기하라고 했다. A 보좌관이 아니까, A 보좌관하고 먼저 통화를 해봐야 할 것 같다. A 보좌관하고 얘기를 안 해봤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B 씨는 "내일 A 보좌관하고 통화해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배우자 이 씨는 "그러세요"라며 통화를 종료했다.


뉴스타파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배우자 이 모 씨가 2022년 7월 당시 국회 보좌 직원 B 씨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해당 대화에서 이 씨는 B 씨에게 아들의 대학 편입 관련 서류를 보낼 것을 요구했다.


'김병기 아들 편입' 사안에 보좌진 2명 이상 '사적 동원'
이번에 공개된 배우자 이 씨와 B 씨가 나눈 통화 녹음, 텔레그램 메시지 기록은 뉴스타파가 보도한 보좌 직원 A 씨의 인터뷰 내용을 뒷받침한다. 앞서 A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김 원내대표 차남의 대학 편입을 위한 화상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원내대표의 집에서 배우자 이 씨 등과 함께 브로커와 회의를 했다. 브로커가 외국에 있다고 해서 카카오톡 영상 통화를 했는데, 그 브로커가 '명지대는 확실히 보낼 수 있고, 숭실대도 가능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배우자 이 씨도 B 씨와의 통화에서 "(브로커는) A 보좌관과 우리 집에서 만났던 분이다. 화상 통화로 만났다"고 말했다. A 씨의 인터뷰 내용이 배우자 이 씨의 육성을 통해 교차 확인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씨는 차남의 편입 서류 전달에 대해 A 씨와 미리 논의했다는 것을 전제로 "A 보좌관은 당신과 얘기하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결과적으로 A 씨(보좌관)만이 아니라, B 씨까지 최소 2명의 보좌 직원이 차남의 대학 편입 관련 업무에 동원된 것이다. 이에 대해 B 씨는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아래와 같이 증언했다.

숭실대 관련 업무는 다른 보좌 직원(A 씨)이 주로 담당을 했는데, 그 업무를 못 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먼저 (김 원내대표의 배우자 이 모 씨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 왔다. '숭실대 관련된 사람이 입국을 해서 서류를 이제 조율해야 된다' 이런 내용이 왔는데, 나는 무슨 얘기인지 모르니까 전화를 했다. 전화를 했더니 '이 내용을 왜 서로 공유를 안 했냐, 인수인계 안 받았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담당했던 보좌 직원(A 씨)하고 얘기를 해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 B 씨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전직 보좌 직원


실제로 배우자 이 씨와 B 씨의 통화가 이뤄지고 약 한 달 후, A 씨는 차남의 편입 서류를 직접 챙겼다. (관련 기사 : 김병기 전 보좌직원 인터뷰② 차남과 나눈 카톡…김병기 거짓해명 의혹)


뉴스타파가 입수한 2022년 8월 A 씨와 김 원내대표 차남 사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차남은 "어머니가 이 서류들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 보내게 됐다"며 A 씨에게 메시지와 함께 편입 서류 파일을 보냈다. A 씨는 "잘 받았다"며 "성적증명서와 재학증명서 관련 서류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보좌 직원들한테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너네가 확인하고 너네가 서류를 받아라' 그렇게 김 원내대표와 배우자가 지시를 했기 때문에 차남에게 이런 서류가 필요하니 찾아보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김병기, 보좌진에게 '아들 편입 관련 사항' 직접 보고받은 정황도
김 원내대표가 차남의 대학 편입 관련, 사적인 지시를 내린 정황은 더 있다. 뉴스타파는 김 원내대표가 자신의 보좌 직원으로부터 아들의 편입 관련 사항을 직접 보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기록을 입수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2021년 11월 19일 김 원내대표와 한 보좌 직원 사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 직원은 김 원내대표에게 숭실대의 2021학년도 편입 기출문제 문서 파일 4개를 전송했다. 그러면서 "작년 편입학 기출문제다. 입학처 자료실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또 "입학이 유리한 전공은 그때그때 뽑는 학과가 달라서 다를 것 같긴 하다. 월요일쯤 전화해서 슬쩍 물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아들의 대학 편입을 돕기 위해 보좌 직원이 편입 기출 문제를 찾아 전송한 것으로 '아들의 편입 문제에 관여한 바 없다'던 김 원내대표 측 주장과는 완전히 배치된다.

나아가 김 원내대표는 3일 후인 2021년 11월 22일, 이 직원에게 차남이 휴학 중인 미국 대학의 성적표 파일도 전송했다. 그러자 이 직원은 "제일 좋은 선택은 전공을 바꿔서 (미국 대학에서) 졸업하는 것. business나 economic, accounting, finance가 좋을 것 같다. 수학 전공이 경영 쪽으로 전과하면 잘한다"며 차남의 진로에 대해 의견을 냈다.


뉴스타파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021년 11월, 한 국회 보좌 직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대화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이 직원에게 차남이 휴학 중인 미국 대학의 성적표를 보냈다. 그러자 직원은 차남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냈다.


뉴스타파는 김 원내대표에게 연락해 ▲배우자 이 씨가 보좌 직원에게 차남의 편입 관련 지시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보좌 직원으로부터 편입 관련 직접 보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국회의원으로서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남용한 것은 아닌지 등을 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답변을 거부한 채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냈다. 그는 "비서관이 둘째 (아들)의 편입에 대해 알아보러 다녔다는 시기에 둘째는 이미 컨설턴트와 계약하고 편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A 비서관이 편입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없었다. 뉴스타파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에 더하여 나머지 사항도 제대로 시시비비를 가려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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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강혜인 ccbb@newstapa.org

뉴스타파 홍주환 thehong@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