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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레이더] 비트코인 혹한기 끝나가나… 9만3000달러선 '탈환'

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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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레이더] 비트코인 혹한기 끝나가나… 9만3000달러선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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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지난 10월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약 1억8559만원)를 찍은 직후 35% 넘게 폭락하며 매서운 혹한기를 맞았던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다.

비트코인이 2주 만에 9만3000달러(약 1억3800만원) 선을 회복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 상승세는 단순한 기술적 자율 반등을 넘어선 구조적 변화로 읽힌다는 점에서 조심스럽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를 갖게한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미 자산운용사 뱅가드(Vanguard)의 전격적인 정책 선회 등이 맞물리며 거시경제와 제도권 금융이 동시에 가상자산 시장을 재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9만3000달러선 회복… 美 금리 인하 기대·기관 빗장 해제 '호재'

4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 등 주요 거래소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48시간 동안 약 11% 급등하며 9만3000달러선에 안착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최저점을 기록한 약 8만2000달러(약 1억 2076만원)에서 반등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킨 주요 요인은 미국의 '고용 쇼크'였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 고용은 전월 대비 3만2000명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만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수치다.


실물 경제의 악재인 고용 둔화는 역설적으로 위험자산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명분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힐버트 그룹의 러셀 톰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2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유력해짐에 따라 2026년까지 풍부한 유동성이 위험자산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 역시 이러한 기대에 힘을 실었다. 연준의 실질적 2인자로 여겨지는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이 다소 긴축적이지만 이전보다는 덜해졌다"며 "정책 스탠스를 중립 범위로 조정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반등장의 질적 변화를 이끈 핵심 동력은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가상자산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던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자사 플랫폼에서 고객들이 암호화폐 ETF를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5000만명에 달하는 뱅가드 고객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될 통로가 열린 것"이라며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빗장이 풀린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기관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활용이 앞으로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랙록은 2026년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 부채가 38조달러(약 5경5768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며, 비트코인이 ‘미국 재정 리스크에 대비하는 헤지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랙록은 전통적인 국채가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을 방어하지 못할 때 기관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자산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마라 코언 블랙록 글로벌 시장개발 총괄 또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니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 유동성을 잇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더리움 '푸사카' 업그레이드 효과, 알트코인도 동반 상승… 신중론도 여전

비트코인의 반등은 알트코인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ETH)은 블록체인 속도와 효율성을 개선하는 '푸사카(Fusaka)' 업그레이드 이슈와 맞물려 4~6%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솔라나(SOL), 리플(XRP),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시장이 완전한 추세 전환에 성공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4일 기준 가상자산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28점으로 여전히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트레이딩 업체 팰컨X의 션 맥널티 APAC 책임자는 "상단에서 매수세가 강하지 않으며, 투자 심리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의 디지털 자산 거래 기업 QCP그룹의 멜빈 덩 CEO 역시 "이번 반등은 안도 랠리(Relief Rally)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저평가된 구간에서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향하고 있다. 고용 부진이 확인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미국의 재정 불안이 장기적으로 가상자산을 ‘디지털 금’으로 자리매김시키는 촉매가 될지가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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